中 사드보복에도 식음료업계는 '무덤덤'…"롯데만 집중 타깃"
中 사드보복에도 식음료업계는 '무덤덤'…"롯데만 집중 타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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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비중 적은데다 해외법인 현지화"…과도한 우려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롯데그룹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부지 제공 이후 중국으로부터 보복이 갈수록 거세짐에 따라 그 외 중국에 진출한 식품업체들의 상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대다수의 식품업계들은 중국으로의 수출 비중이 적은데다 해외법인의 경우에는 이미 현지화를 통해 자체생산, 판매를 하고 있어 과도한 우려는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9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제과가 미국 허쉬사가 합작해 중국에 설립한 롯데상하이푸드코퍼레이션의 초콜릿 공장이 생산정지 조치를 받으면서 롯데 식품 계열사에도 사드 보복이 가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스프링쿨러의 위치가 적합하지 않다' 등의 이유로 약 한 달간 생산을 중단시켰다.

전날에는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칠성의 음료 제품 수출이 중국의 통관 중단 조치로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들어 중국 당국의 서류나 라벨링 심사 등이 전반적으로 강화됐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롯데 관계자는 "이는 국가 간의 안보문제 차원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기업 혼자서는 해결할 수가 없다"며 "결국 이번과 같은 중국의 경제 보복엔 속수무책인 셈"이라고 토로했다.

▲ 오리온 중국법인 상해공장 전경 (사진 = 오리온)

이에 따라 중국 내 생산법인을 가지고 있는 오리온과 농심 등 식품업체들에게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제품 전반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상황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리온과 농심 측은 이미 해외법인을 현지화시켰기 때문에 큰 영향은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오리온은 중국에 진출한 지 20년이 넘은 데다 중국 인력을 쓰는 등 법인 현지화 시켜 중국 소비자들이 자국 브랜드로 인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측에서도 중국 내 분위기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매장에서 제품이 퇴출되거나 불매운동이 일어나는 등 그런 우려할 만한 일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 1993년 중국에 진출한 오리온은 현지에서 '하오리오(좋은친구)'라는 사명을 쓰고 있다. 6개의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지에서 100% 생산 및 판매하고 있다. 중국인 약 1만3000명 고용하고 있다.

농심은 1996년 중국 상하이에 라면 생산시설을 설립한 후 1998년 칭다오, 2000년 심양에 라면 생산시설을 갖췄다. 또 농심은 신라면 모델 선발, 신라면 요리대회 개최 및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개막식을 중서부 요충지인 중경에서 개최하며 현지화된 마케팅을 펼치면서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도 했다.

중국으로 프리미엄 분유를 수출하는 국내 유업계도 비슷한 입장이다.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은 중국으로의 수출 물량은 전체 매출액의 10%도 되지 않은 미미한 규모인 데다, 불매운동이나 통관이 거부되는 사례가 없기 때문에 전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국내 주류업계도 마찬가지였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수출 비중이 매출액에 0.8%로 그 규모가 아주 작고, 중국 내에서 물건을 빼거나 반송된 일이 없기 때문에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하이트진로의 중국 수출품목은 참이슬, 하이트, 맥스 등이다.

다수의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사드 부지 제공한 롯데만 주 타깃일 뿐, 이외에는 거의 영향이 없다고도 볼 수 있다"라며 "세간에 떠드는 것은 과도한 우려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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