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포스코, 현대제철 공격행보에 '긴장'
'공룡' 포스코, 현대제철 공격행보에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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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공격적 M&A로 '양강체제' 주도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구조조정 등을 거치면서 포스코와 현대제철 양강체제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규모 면에서는 여전히 포스코가 크게 앞서지만 효율성 및 재무구조 측면에서 현대제철이 월등한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상하공정 체제(쇳물생산에서 제품 생산까지 일괄적으로 수행)를 구축한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의 냉연사업부문 인수에 이어 동부특수강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실적 역시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4조85억원, 영업이익 3759억원, 당기순이익 130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5.1%, 영업이익은 133.6% 증가했다.

3분기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생산량은 6.6%, 판매량은 7.5% 감소했지만, 고부가 제품 판매 증가와 냉연합병 시너지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지난해와 비교해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현대제철은 3분기 생산성 향상 및 설비 효율 개선을 통해 3분기 누적 총 3962억원의 원가절감을 달성했다.

반면, 그동안 철강업계의 독보적 위치를 차지했던 포스코의 경우 이러한 현대제철 행보를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3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포스코특수강 등을 매각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서고는 있지만 이마저도 노조 반발 등 내부적인 문제로 진행은 더딘 상태다. 부채비율 역시 소폭 상승하고 있다.

특히, 연간 34~35만t의 선재를 공급하고 있는 동부특수강을 현대제철에게 빼앗기면서 안정적인 수요처를 잃게됐다. 이에 대해 포스코 측은 "포스코특수강의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해 글로벌 시장 내 수요처를 찾고 있다"며 "다만, 거래 물량이 35만t 수준으로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업계 1위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매출 규모부터 다르다. 포스코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6조2698억원, 영업이익 878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7.4%, 영업이익은 38.9% 증가했다. 다만 환율 변동으로 인한 큰 폭의 환차손으로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0.3% 급감한 2240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포스코는 비주력 사업 정리에 나서는 한편, 주력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변압기 손실 저감 방향성 전기강판·원형강관 활용 파이프랙 철골시스템 등 고부가가치 철강을 생산하는 전략을 택했다.

하지만 현대제철은 건설, 자동차, 조선을 아우르는 캡티브 마켓을 보유,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향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지속적인 자구노력을 펼쳐야 하는 포스코에게 현대제철의 행보는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철강업계에는 포스코를 위협할 수 있는 적수는 없었다"며 "하지만 현대제철이 합병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시너지를 발휘하게 되면 포스코도 결국 긴장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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