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대북' 겹악재…외환시장 앞날은?
'유럽+대북' 겹악재…외환시장 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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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불안 장기화 가능성" vs "학습효과로 충격 일시적"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김정일 사망에 따른 '북한發 쇼크'에 국내 외환시장의 앞날을 예측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여기에 유럽발 재정위기가 추가로 악화될 경우 외환시장의 혼란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6원 하락한 1162.2원으로 장을 마쳤다. '김정일 사망'이라는 대북 악재가 무색해질만큼 안정세를 되찾은 모습이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은 전날 정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보도가 나온 직후 1199원까지 치솟기도 했으며, 한국물 CDS금리(국가신용부도위험)는 10bp이상 오르며 168bp까지 올랐다. 유럽발 재정위기에 한국 특유의 지정학적 리스크(Country Risk)가 겹친 데 따른 것이다.

이와관련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번 북한 악재의 영향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번 사태가 북한의 후계 구도의 불확실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여기에 유럽 재정위기 역시 맞물려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정준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한사태의 불확실성은 장기화 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외국인의 투자자금이탈로 이어져 국채선물의 순매도세가 지속되는 동시에 채권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주언 유진투자선물 연구원도 "북한의 향후 정세가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에 유럽 재정위기와 같이 관련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거 이탈한다면 환율의 추가적인 상승은 물론, 국가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쳐 외환시장은 큰 혼돈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김일성 사망, 연평도 해전, 천안함 사태 등의 과거 '학습효과'로 인해 이번 사건 역시 '일회성'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채현기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과거의 사례를 살펴 보면 지난 1994년 7월 김일성 사망 당일 주가는 0.3%의 상승세로 거래를 마감했으며 2002년 6월 서해교전을 비롯해 작년 3월과 11월 발발된 천안함 사태, 연평도 포격 등 연이은 북한의 도발에 당시 코스피와 환율은 모두 일주일 안에 원래의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향후 환율 흐름에 대해서도 "외환 당국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선제적인 개입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단기간에 급등해 1200원선을 돌파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동락 토러스 투자증권 에널리스트 역시 "암살 등이 아닌 지병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점과 외부에서 해당사실을 이틀동안 몰랐을 정도로 내부 컨트롤 타워가 견고하게 작용한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단기적으로 채권이나 원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충격은 일시적이며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부는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국내외 금융시장의 동향을 점검하기 위한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고 현재까지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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