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연구원 금융산업 분석: 대형화, 겸업화 대세...독과점 폐해 방지책 필요
한국 금융연구원 금융산업 분석: 대형화, 겸업화 대세...독과점 폐해 방지책 필요
  • 황철
  • 승인 2004.11.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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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하부구조 개선...제2금융권 구조조정도 시급

최근 대내외 경제여건이 침체일로를 걸으면서 금융산업의 향후 전망에도 희망적인 단어를 찾기 어려워지고 있다.

주요 금융 이슈에 대한 한국금융연구원의 분석을 바탕으로 한국금융산업의 바람직한 진로를 모색해 본다.

최근 금융사의 대형화 및 겸업화 바람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은행권은 구조조정과 민영화로 인수 및 합병을 확대하고 있고, 기존 대형 보험사들은 독과점 구조를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 수익증권과 보험상품의 판매 규제가 완화되면서 교차판매를 통한 겸업화도 확대 되고 있다.

이러한 대형화, 겸업화의 기조는 앞으로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독과점 폐해 방지를 위한 기능적 감독과 소비자 보호 업무가 확대될 전망이다.

금융연구원은 “대형 및 혼합 금융그룹의 건전성 기준을 강화해 시스템 안정성을 제고하는 쪽으로 시스템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은행 중심의 금융시스템도 화두다.

지난 2003년 말 금융권 총자산에서 예금은행 고유계정이 차지하는 비중은 54.7%다. 외환위기 이전에 비하면 13% 이상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은행의 신탁계정 비중은 22.3%에서 7.3%로 급감해 은행권 전체 금융자산 비중은 63.2%로 감소한 상태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이를 “예금은행의 신탁계정 자산이 불확실성 증대에 따라 고유계정으로 이동한 것으로 해석해, 은행권 자금집중이라는 인식은 잘못됐다”고 주장한다.

여기다 최근에는 저금리 기조 하에서 은행 고유계정 및 보험사 자금이 비은행권과 자산운용사로 이탈하는 경향까지 보이고 있다. 예금은행의 예금 증가율은 지난 99년 28%에 도달한 이후 급락, 최근에는 1% 이하까지 떨어진 상태다.

금융연구원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금융시장의 하부구조를 개선, 시장의 신뢰성과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설한다. 또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을 분리하고, 비은행권에 대한 구조조정을 조속히 추진해 시장신뢰를 형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제2금융권은 구조조정을 통한 건전성 유지가 급선무다.

상호저축은행은 고금리에 힘입어 최근 수신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고객층의 신인도 하락으로 자산운용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또 BIS 비율은 하락하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상승했다.

부실을 단계적으로 축소할 수 있는 환경조성을 통해 부실해소의 연착륙을 유도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금융연구원은 “지역신협의 경우 조합원간의 상호금융회사라기 보다는 영세민들을 위한 금융기관인 만큼 자체 예금자보호기금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상호금융은 상황이 좀 나은 편이다. 농협은 중앙회 신인도에 힘입어 단위조합 수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면 소재 조합은 규모의 영세성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형편이다. 따라서 면 소재 조합의 대형화가 급선무로 지적되고 있다.

카드사의 경우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부실문제는 다소 진정 됐다. 그러나 할부금융사, 리스사, 신기술금융사 등은 외환위기 이후 신용등급 하락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또 소매금융시장 경쟁 격화와 높은 여신 금리로 경쟁력도 취약해져 있다.

이에 대해 금융연구원은 카드사에 경영정상화 추이를 감안해 건전성 감독을 단계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타 여전사의 경우에도 시장이자율에 따른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등록제를 허가제로 전환, 중소형사 난립을 방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철 기자 biggrow@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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