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 고조···산업계, 유가상승 등 영향 주시
중동 리스크 고조···산업계, 유가상승 등 영향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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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사태 장기화시 수요 위축에 정제마진 하락 우려
대우건설이 최근 긴급 보수 공사 수주 계약을 체결한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시설' 현재 전경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이 최근 긴급 보수 공사 수주 계약을 체결한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시설' 전경. 기사와 관계없음. (사진=대우건설)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이란이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영토를 겨냥해 직접적인 군사 공격을 단행하자 정유 등 국내 업계는 확전 가능성 등을 지켜보며 이번 사태가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정유업계는 단기적으로는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이익 증가를 기대할 수 있지만, 이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하면 글로벌 경기 위축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이어져 악영향이 초래된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한국처럼 석유가 나오지 않고 원유를 수입해서 정제해 파는 쪽은 마진 하락과 수요 위축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석유를 원료로 쓰는 석유화학업계는 그간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업황이 워낙 부진했던 탓에 당장 가시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면서도 기초원료인 나프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지 지켜보고 있다.

해운업계도 운항 차질 가능성 등을 예의주시하며 확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최대 해운사 HMM을 비롯한 해운업체들은 이미 지난해 12월 '홍해 위기'로 홍해를 거쳐 수에즈 운하를 통하는 항로 운항을 중단하고 아프리카 최남단인 희망봉으로 수천㎞를 우회하는 상황이다.

한국해운협회 관계자도 "당장 어떤 조치를 취하는 것은 없지만 해운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확전에 따른 유가 상승과 해운 운임 증가 등 일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전망을 내놓기는 어려워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항공업계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중동행 직항 노선(인천∼텔아비브)을 운항하던 대한항공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발발 이후 6개월 넘게 운항을 중단 중이다. 국적 항공사들이 이스라엘이나 이란 영공을 비행하지는 않아 유럽 노선 운항에도 별다른 영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에서 자동차 시장 점유율 1·2위를 차지하는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현지에 공장이나 연구시설 등 거점은 없어 직접적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현지 판매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다.

최근 중동에서 잇달아 대규모 수주에 성공해 '제2의 중동 붐'을 기대하던 건설업계도 우려 섞인 시선으로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이스라엘이나 이란에서 직접적으로 수행하는 공사 규모는 미미하나 확전 시 주변국에서의 공사 지연이나 추가 발주 감소, 원자잿값 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가 등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중소기업 한 곳이 이스라엘에서 발전 기자재 공사를 하고 있으나 규모가 크지 않고, 이란은 경제 제재가 길어지면서 사실상 국내 건설사들이 철수한 상태여서 해당 시장에선 현재까지 큰 영향은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해외건설협회도 "중동 총괄 실무자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피해 현황 등을 확인한 결과 아직 구체적인 피해가 확인된 것은 없다"면서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연락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동에서 대규모 공사를 수주했거나 수행 중인 건설사들도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도 아직 계속되고 있지만 큰 영향은 없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장기화되면 유가나 물가에 영향이 있을 수 있어서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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