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 사장 "디지털 뱅크런 대비···부실금융사 신속정리 제도 추진"
예보 사장 "디지털 뱅크런 대비···부실금융사 신속정리 제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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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송년 기자간담회···"금융안정계정 국회 통과 희망"
MG손보 매각·서울보증보험 IPO, 시장상황 맞춰 추진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8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업무성과와 내년 업무계획 등을 밝히고 있다. (사진=예보)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8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업무성과와 내년 업무계획 등을 밝히고 있다. (사진=예보)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8일 "과거와 달리 디지털금융 아래에서 뱅크런은 순식간에 일어나는데 비해 (부실금융기관) 정리 절차는 오래 걸리는 게 현실"이라며 "신속하게 정리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회사에 부실이 일어났을 때, 시장은 그 부실을 검증하고 최종 확인할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는다"며 "그런 시간적인 압력 아래에서 어떻게 하면 신속하게 회사를 정리함으로써 시장의 안정을 도모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유 사장이 강조한 '신속 정리 제도'는 올해 초 미국에서 발생한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사태를 계기로 그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SVB사태는 올해 3월 SVB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는 소식이 SNS를 통해 급격히 퍼진 후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이 발생했고, 위기설 등장 36시간 만에 파산하게 된 일이다.

모바일뱅킹 등 금융의 디지털화로 빠른 예금인출이 가능해지면서 뱅크런 발생 가능성이 이전보다 커진 만큼 시스템 위기를 막고, 부실금융기관에 대한 관리·정리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게 유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현재의 금융회사 정리 제도가 30년 전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신무기가 필요하다"며 "한국적인 현실과 법 제도 아래에서 신속 정리 제도를 어떻게 구축할 수 있을지, 목표는 신속해야 한다는 것이어서 내년에 그 부분을 힘있게 추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적극 추진해온 '금융안정계정 도입'이 국회 문턱을 넘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 데 대해서 유 사장은 아쉬움을 표현했다.

금융안정계정은 금융회사에 대한 사전적·예방적 지원 체계를 상설화하는 것이다.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동으로 금융회사들이 유동성 경색 등 일시적 어려움에 처하면 부실이 발생하기 전 예금보험공사(예보)가 자금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현재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예보보증채 발행 증가에 따른 시장경색 등을 이유로 금융안정계정 도입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다만, 이달 중 추가 정무위원회 법안소위가 열려 금융안정계정 도입 논의가 한번 더 이뤄질 수 있다.

유 사장은 "마지막 남은 국회 법안소위에서 좋은 논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면서 "(금융안정계정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예보가 갖고 있는 여러가지 자원과 수단을 통해 버금가는 일을 해보겠지만, 제도(금융안정계정)가 있는 것이 예보의 일을 더 빨리 쉽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2001년부터 20여년째 1인당 5000만원 한도로 묶인 예금자보호 한도 상향 논의가 국회와 금융당국의 반대로 중단된 것과 관련해선 "논의 과정 자체로 나름 의미가 있었는데, 다양한 학계와 언론, 업계의 의견을 검증하는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유 사장은 "예금자보호 한도는 (금융당국에서) 법상 시행령으로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부가 오픈시스템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정책적 수단이라고 이해해달라"며 "금융시장 여건에 따라 제도는 바뀔 수 있으므로 예보는 항상 준비돼 있는 상태로 금융당국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올해 서울보증보험 IPO(기업공개)가 철회된 가운데 향후 관련 공적자금 회수 방안 계획에 대해선 "예보가 서울보증보험의 대주주(지분 93.85%)이기 때문에 매년 배당금을 2000억원씩 받고 있고, 그 부분에서 공적자금 회수는 다 하고 있다"며 "IPO가 됐든 아니든 매각방법을 다양하게 찾아서 (공적자금 회수를) 끊임없이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MG손해보험 매각 가능성에 대해서도 희망적으로 바라봤다. 유 사장은 "MG손보의 경우 3분기 영업보고서부터는 그동안의 여러가지 불확실성이 많이 해소되고 있다는 걸 느꼈다"며 "매각할 때 제일 필요한게 숫자가 정확하냐, 믿을 수 있느냐인데 그 부분이 해소되고 있기 때문에 예보의 적정한 지원이 있다면 매각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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