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1기획/STO, 돈이 됩니까?] STO대전 시작···삐걱대는 당국·발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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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 시장, 7년 후 367조원까지 성장 전망
증권사, 선점 위해 적과의 동침···"컨소시엄 확대될 듯"
진전 없는 법제화···조심스러운 당국vs속도전 요구하는 시장
21일 보스턴컨설팅그룹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국내 토큰증권시장은 2024년부터 시작된다는 가정하에 오는 2030년 36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21일 보스턴컨설팅그룹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국내 토큰증권시장은 2024년부터 시작된다는 가정하에 오는 2030년 36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시장(market)과 증권(securities)의 다음 세대는 증권의 토큰화(Tokenization of securities)가 될 것이라 믿는다." 

지난해 11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국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이같이 말하며, 토큰증권(STO)을 차세대 증권으로 점찍었다. 토큰증권 시장이 7년 뒤 국내에서만 300조원이 넘는 시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에, 증권사들은 적과의 동침도 불사하며 기반을 닦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길은 늘 어렵듯, 토큰증권 법제화가 쉽사리 진전되지 않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토큰증권에 대한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공존하고 있다. 

21일 보스턴컨설팅그룹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국내 토큰증권시장은 2024년부터 시작된다는 가정하에 오는 2030년 36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작년 리서치기업 셀렌트(Celent) 설문조사에서 기관투자자의 91%가 토큰증권시장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토큰증권이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디지털화해 거래할 수 있도록 한 토큰 형태의 증권을 말한다. 이로 인해 미술품, 선박, 부동산, 한우 등 다양한 자산을 소액으로 조각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토큰 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을 통해 관련 법안인 전자증권법 및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토큰 증권 발행 및 유통에 대한 법제화의 틀을 마련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금융 당국이 발표한 만큼 증권사에서는 토큰증권에 눈독을 들일 수 밖에 없다. 코인 시장이 처음 열렸을 때도, 이제까지 유동화되지 못했던 고액자산에 다수 개인 투자가 직접 발생하기도 했기에 새로운 시장은 또다른 수익 창출의 기회이기도 하다.  

또한 기업 입장에서는 토큰증권 발행이 기업공개(IPO) 대비 적은 비용으로 자금조달이 가능하며,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상자산공개와 달리 제도권 하에서 진행돼 투자자의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다. 

토큰증권의 개념 설명. (표=금융감독원)
토큰증권의 개념 설명. (표=금융감독원)

법제화 틀이 마련되면서 모든 증권사가 참여하는 토큰증권 공용망 구축 논의가 이뤄지는 듯 했지만, 현재는 중단된 상태다. 

이에 증권사들는 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적과의 동침도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3개사는 이달 말 토큰증권 컨소시엄 발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당초 KB증권은 ST 오너스,  NH투자증권는 STO 비전그룹, 신한투자증권는 STO 얼라이언스로 각각 조각투자 플랫폼과 협업해 각각 자체망을 구축하려고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시장인만큼 리테일 측면에서 강한 증권사가 토큰증권에서도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며 "3곳이 리테일 1등은 아니기 때문에 새 시장 선점에 대한 위기의식도 깔려있던 것으로 보이며, 향후 타 증권사들의 컨소시엄도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미 업권 간 경계는 무너진 상태다. 미래에셋증권·하나금융그룹 등의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티브, 삼성증권·SK증권·우리은행 등은 토큰증권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 한국투자증권·카카오뱅크·토스뱅크·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의 한국투자ST프렌즈 등이 있다. 

증권사가 토큰증권 인프라 선점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는 것과 달리, 현재 법제화는 쉽지 않은 모양새다. 당초 금융위원회는 올해 상반기 중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제출하겠다고 했지만, 개정안은 8월에서야 발의됐으며 이는 계류 중인 상황이다.

심지어 증권사, 조각투자업체, 금융당국의 입장 차도 존재한다.  

1호 조각투자 상품을 노렸던 투게더아트는 증권신고서를 자진철회했다. 이 외에도 열매컴퍼니, 테사, 서울옥션블루 모두 증권신고서 제출 시점을 다음달로 미뤘다. 

다수의 업체가 출시를 미룬 것은 자산에 대한 객관적인 가격 산정이 문제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  주식을 발행할 때와 달리, 미술품 등 다양한 자산의 가격은 자의적의 판단기준이 들어갔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조각투자업체 측에서는 조각투자 발행과 유통이 분리 된 것에 대한 측면을 불만을 가지기도 했다. 이는 발행과 유통의 분리는 수익이 낮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 당국은 발행과 유통을 함께 하면, 가격 조작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금지해놓은 상황이다.  

증권사는 속도전을 요구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빠르게 법안이 마련될 필요성이 있다"며 "토큰증권은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초기 시장이기 때문에 대다수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진출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토큰 증권을 통해 재빠른 선점이 가능해 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의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대한 빠르게 봐야 하지만 해외에서도 제대로 된 가이드 라인이 없었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며 "빠르게만 보면 향후 토큰증권에 대한 불안정성이 커질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를 보호하는 관점에서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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