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4兆 'STO 시장'···은행권도 선점 '잰걸음'
내년 34兆 'STO 시장'···은행권도 선점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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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STO 컨소시엄 구성···6개 은행 참여
플랫폼서 토큰증권 중개···新수익모델 마련
은행 ATM기 앞에서 시민이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은행 ATM기 앞에서 시민이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국내 주요 은행들이 토큰증권발행(STO)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내년 34조원 규모로의 급성장이 예상되는 STO 시장은 전통 금융업의 한계에 봉착한 은행권이 새로운 먹거리로 적극 검토하고 있는 분야다. 은행들은 토큰증권 생태계 활성화, 토큰증권 발행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해 관련 사업자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시장 참여 준비에 돌입하고 있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4월 NH농협은행을 중심으로 결성된 '은행권 STO 컨소시엄'에 최근 IBK기업·신한·우리 등 은행 3곳과 조각투자사업자들이 추가로 참여했다. 이에 따라 이번 STO 컨소시엄에는 농협·기업·신한·우리·수협·전북은행이 참여하게 됐다.

참여 조각투자기업은 △서울옥션블루 △테사 △갤럭시아머니트리 △스탁키퍼 △서울거래 △펀블 △블레이드Ent △트랙체인 △아티피오 △차지인 등이다.

토큰증권(Security Token)이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토큰 형태로 발행한 증권이다. 기존 자본시장법상 증권에 해당하는 자산은 주식, 채권 등에 한정됐었다. 그러나 토큰증권은 고가의 미술품, 명품, 와인, 음악저작권, 부동산 등 다양한 유무형의 실물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는 점에서 투자 생태계의 전환을 이끌 새로운 디지털 자산으로 각광받고 있다. 

토큰증권은 투자 대상이 다양할뿐 아니라 조각투자(쪼개기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일반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크게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예컨대, 수억원대의 미술품을 직접 구매한 후 가치변동 상황에 따라 재판매하는 기존의 투자시장에선 사실상 자산가들만 활동이 가능했으나, STO 시장에선 몇만원만 내고도 해당 미술품에 대한 권리를 소유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STO 시장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신시장이기도 하다. 앞서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국내 토큰증권시장이 내년 34조원, 2030년까지 36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금융당국과 국회도 토큰증권을 제도화하는 등 STO 시장 활성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초 STO를 정식 허용한 데 이어 관련 가이드라인까지 마련한 상태다. 또 토큰증권의 발행·유통체계를 제도화하는 내용의 전자증권법 및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이른 시일 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관련 개정안이 늦어도 내년까지는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시급한 은행들도 발빠르게 STO 시장 진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은행권 STO 컨소시엄에서는 토큰증권 법제화에 따른 은행권의 시장참여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은행들이 자체 플랫폼을 통해 조각투자업체들이 발행한 토큰증권을 중개한다면 수수료 수익을 크게 늘릴 수 있을 전망이다. 기업의 채권을 직접 토큰증권으로 발행하거나 더 나아가 유통시장을 직접 구축한다면 STO 시장의 주도권도 가져갈 수 있다.

컨소시엄을 주도하는 농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P2P, 가상자산거래소 등 디지털 신시장 형성기에 금융기능을 제공해 시장안착에 기여해왔는데, 새롭게 열리는 토큰증권 분야에서도 시장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컨소시엄 내 은행과 조각투자업체들 간 구체적인 사업 논의는 현재 금융감독원에서 진행 중인 조각투자업체 5곳에 대한 사업재편 실사가 완료되면 보다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당국은 토큰증권이 제도화되기 이전부터 해당 사업을 영위하던 조각투자업체들에 대해 사업재편 계획안을 보고받은 상태로, 실사는 이르면 다음달 중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한 조각투자업체 관계자는 "현재까지 컨소시엄을 통해선 은행들과 업무협약을 맺은 단계로, 보다 구체적인 사업 논의는 금감원 실사가 끝나고 조각투자업체들이 정형화된 상품을 출시할 수 있을 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조각투자업체들은 발행한 증권을 내다팔 수 있는 채널을 얻을 수 있고, 금융사들도 중개를 통해 또다른 수익을 낼 수 있어 '윈윈(Win-Win)' 할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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