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성과급 잔치 등 죈다···경영현황 공개에 "과도한 공시 의무"
은행 성과급 잔치 등 죈다···경영현황 공개에 "과도한 공시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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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당국, '은행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안)' 논의
임직원 급여·임원 경영성과급 등 산정기준도 공개
은행 "과도한 공시의무 부과"·당국 "신뢰 높일 기회"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 TF 12차 실무작업반 회의에 참석해 은행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 관련해 논의했다. (사진=금융위원회)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앞으로 누구나 은행들의 예대금리차를 포함한 이자이익은 물론, 임직원들의 급여나 사회공헌활동 내역 등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금융 당국은 은행권의 경영현황을 투명하게 볼 수 있는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를 마련해 경영투명성을 높이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15일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제12차 실무작업반' 회의를 개최해 '은행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현재 은행은 은행법령 등에 따라 분기별로 경영실적을 공시하고 있다. 하지만 복잡한 구조 등으로 일반 국민이 쉽게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제고하고, 투명·건전한 경영을 유도하기 위해 보다 쉽고 자세한 경영현황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당국은 민간전문가 등과 함께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작성한 은행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 초안에 대해 논의했다.

보고서는 은행이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떻게 수익을 내며 발생한 수익을 어디에 활용하는지를 쉽게 설명할 수 있도록 △자산·부채 구성 △수익·비용 구성 △당기순이익 활용 등 크게 3가지 항목을 포함하고 있다. 기존 사업보고서 등과 유사한 내용을 담으면서, 재무제표 등 경영현황을 보다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것이 목적이다.

먼저 자산·부채 항목에는 대출, 유가증권, 예수금 및 차입금 등 은행의 자산운용 및 조달에 관한 전반적인 구성과 함께 평균금리(전년 대비 변동원인 포함) 등을 포괄해 설명하도록 했다. 또한 기존에 확인이 어려웠던 개인사업자(SOHO) 대출 규모, 유가증권 현황 등의 통계도 포함할 예정이다.

수익·비용 항목에는 은행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이자이익(예대금리차 포함), 수수료 이익뿐만 아니라 은행의 주요 비용항목인 임직원 급여도 포함된다. 무엇보다 급여와 관련해 대내외 관심도가 높은 임원 경영성과급, 직원 경영성과급, 희망퇴직급 등의 산정기준 및 과거 대비 주요 변동원인 등을 상세히 설명하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자본적립과 배당으로 활용되는 당기순이익 또한 그 규모와 관련한 의사결정 구조도 설명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차기년도 대출확대 규모를 고려한 자본적립 등의 내용이 포함되는 식이다.

사진=금융위원회
사진=금융위원회

은행권은 추가 논의를 거쳐 올해 3분기 중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의 세부구성을 확정, 매년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를 차기년도 4월 말까지 작성·공개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 올해 하반기 중 작년 경영현황에 관한 보고서를 시범적으로 작성·공개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세부 경영현황에 대한 은행권의 자율적인 설명 노력을 통해 은행산업에 대한 국민 신뢰를 제고하고, 은행 간 건전하고 투명한 경쟁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날 민간전문가와 은행연합회, 시중은행 및 지방은행, 금융연구원 등 참석자들도 경영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소호 대출 규모나 유가증권 현황 등 그간 공개가 어려웠던 통계의 경우 시장동향 분석, 정책효과 평가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이 가능할 것이란 평가다.

다만 은행권은 은행마다 보수체계 등에 차이가 있는 만큼 일률적으로 공시할 경우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했다. 은행별 영업전략이 노출됨에 따른 리스크 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 역시 함께다.

일부 은행은 "해외에 비해 과도한 공시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아닌지 비교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이와 관련 은행권의 의견을 반영해 향후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세부구성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부분을 검토·보완할 방침이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은행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는 은행 경영현황에 대한 국민과 시장의 이해도를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그간 이자장사·성과급 잔치 등 은행권에 대한 많은 비판은 은행이 국민들과의 소통 노력 부족에서 기인한 측면도 있었던 만큼, 은행이 어떻게 수익을 내고 그 수익이 어떻게 배분하고 있는지 더 쉽고 더 자세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보고서를 통해 은행의 경영현황을 보다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은행 경영진은 의사결정과정에서 기존보다 국민과 시장이 어떻게 바라볼지를 더 고민하게 될 것"이라며 "국민과 시장도 은행을 보다 잘 이해하게 돼 은행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확고히 다져나갈 좋을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부위원장은 "최근에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직원의 성과급·희망퇴직금, 배당 등에 대해서도 추가적으로 자세히 설명·공시함으로써 성과급과 배당 지급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할 것"이라면서 "연내 시범 작성·공개를 목표로 금번 방안을 세밀하게 다듬어 나가겠다"고 부연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2일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담합 의혹 관련 현장조사에 나섰다.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월 “모든 수단을 열어놓고 통신‧금융사의 과도한 지대추구를 막을 방안을 강구하라”고 당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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