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함영주 시대' 열렸다···10년 만에 수장 교체
하나금융 '함영주 시대' 열렸다···10년 만에 수장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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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체제' 마침표···경영능력·조직장악력 입증
사령탑 적임자 판단···재판 결과와 별개로 내정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후보와 하나금융그룹 전경.(사진=하나금융)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후보와 하나금융그룹 전경.(사진=하나금융)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김정태(70) 회장의 뒤를 이을 수장으로 함영주(66) 하나금융 부회장을 낙점했다. 10년 만에 수장 교체다. 함 부회장은 김 회장의 뒤를 이을 공공연한 후계자였던 데다 조직장악력 측면에서 월등하다는 평가가 나왔던 만큼, 이변 없는 결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찌감치 밑그림이 그려져 있었다는 점에서 하나금융도 차기 회장 선임일정을 당초 계획보다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채용 관련 재판 등 함 후보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인 '법률 리스크'도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내부의 판단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은 8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함 부회장을 하나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지난달 28일 함 부회장을 비롯해 박성호(58) 하나은행장, 윤규선(62) 하나캐피탈 사장 등 내부 3명, 외부 후보인 이성용(60) 전 베인앤드컴퍼니코리아 대표, 최희남(62) 전 한국투자공사 사장 등 총 5명의 최종 후보군(숏 리스트)을 추린 지 약 10일 만이다.

회추위는 하나은행장과 하나금융 부회장직을 수행한 함 부회장을 새 사령탑의 최고 적임자라고 봤다.

회추위 측은 "함 후보는 하나금융의 안정성과 수익성 부문 등에서 경영 성과를 냈고, 조직 운영 면에서도 원만하고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 주었다"며 "디지털 전환 등 급변하는 미래를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추천 사유를 밝혔다.

하나금융의 사령탑 교체는 작년부터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지배구조 내부규범상 회장의 나이가 70세를 넘길 수 없어, 1952년생인 김 회장의 연임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김 회장도 연임 의사가 없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내세운 터라 금융권에선 포스트 김정태에 관심이 집중됐었다.

다양한 후보군 중에서도 가장 유력한 인물은 함 부회장으로 여겨졌다.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온 김 회장의 신임이 워낙 두터운 데다 최고경영자(CEO) 경력이나 중량감, 조직장악력 등으로 볼 때 함 부회장의 존재감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1956년 충남 출생인 함 부회장은 강경상고를 졸업한 뒤 1980년 서울은행에 입행, 영업 경험을 쌓았다.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무리 없이 이끌었다는 평가 속에서 2019년부터는 경영지원부문 부회장으로 그룹의 전략, 재무 기획 등을 총괄했다.

최근에는 그룹 경영의 핵심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사업을 총괄, 내부에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안팎에서 '적이 없다'는 평가를 받은 이유이기도 하다.

회장 후보 평가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음에 따라 차기 회장 선임일정도 앞당겨진 모습이다. 금융권에선 회추위가 오는 25일 예정된 채용 관련 1심 선고 이후 차기 회장을 내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간 함 부회장의 경우 법률 리스크가 장애물로 여겨진 만큼 선고 결과를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함 부회장은 직원 채용 관련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돼 이달 25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불완전판매로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받은 후 행정소송도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회추위의 결정이 신속하게 진행된 건 재판 결과가 회장 선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함 부회장과 유사한 사례로 재판을 받은 타 금융지주 회장들이 승소한 바 있어, 무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는 얘기다.

앞서 지난해 11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채용 관련 항소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고,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DLF 중징계에 불복해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다가 1심에서 승소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재판 결과를 본 후 회장 후보자를 선임하기엔 시간적인 여유가 없을 뿐더러 최근 유사 재판사례를 봤을 때 함 부회장의 무죄 판결 가능성이 크다고 봤을 것"이라며 "회추위 내에서도 방향성이 정해진 상황에서 더 이상 결정을 미룰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함 부회장이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됨에 따라 하나금융은 새 사령탑을 맞을 채비를 하게 됐다. 김 회장이 2012년 하나금융 회장직에 오른 지 10년 만이다. 함 후보는 다음달 개최되는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임기 3년의 하나금융 차기 대표이사 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다음은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단독 후보 프로필]

△ 인적사항
-1956년 11월 10일 (만 65세)

△ 학 력
-1975년 강경상고
-1985년 단국대 회계학

△ 주요 경력
-1980년 서울은행 입행
-2001년 서울은행 영업부 차장
-2002년 서울은행 수지지점장
-2004년 하나은행 분당중앙지점장
-2005년 하나은행 가계영업추진부장
-2006년 하나은행 남부지역본부장
-2008년 하나은행 충남지역본부장(부행장보)
-2009년 하나은행 대전지역본부장(부행장보)
-2012년 하나은행 대전영업본부(충청영업추진부 담당)(부행장보)
-2013년 하나은행 충청영업그룹 부행장
-2015∼2019년 KEB하나은행장
-2016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2017~2020년 서울시립교향악단 이사장
-2019년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현)
-2019년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시 명예시민(현)
-2020~2021년 하나금융지주 경영관리부문 부회장
-2021년 프로축구 대전하나시티즌 구단주(현)
-2021년 하나금융지주 ESG부회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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