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함영주·이원덕' 금융권 새 수장, 과제는?···디지털 '새판 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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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내정자, '디지털 DNA' 과제
이원덕 우리은행장 내정자, '플랫폼 경쟁력'에 중점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내정자와 이원덕 우리은행장 내정자.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하나금융지주와 우리은행 최고경영자(CEO) 인사가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업계의 관심은 차기 수장의 방향키에 쏠리고 있다. 차기 하나금융 회장으로는 함영주(66) 부회장이, 신임 우리은행장엔 이원덕(60) 우리금융 수석부사장이 내정된 가운데, 이들은 '디지털' 새판 짜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두 내정자가 맞닥뜨린 주요 과제는 디지털 전환을 통한 체질 개선이다. 빅테크의 공세와 함께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플랫폼 경쟁력 강화 등을 얼마나 잘 해내느냐가 사령탑으로서의 역량을 가늠할 잣대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 8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함 부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함 내정자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최종 선임돼 3년의 공식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앞서 우리금융도 지난 7일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이원덕 우리금융 수석부사장을 단독 추천했다. 이 내정자의 임기는 2년으로 이사회를 거쳐 3월 말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두 내정자는 금융권 안팎에서 지주 내 2인자로 평가받아 온 인물이다. 각각 그룹 회장과 핵심 계열사인 은행장을 맡게 되면서 업계에선 이들의 역할이 우선 관심사다. 조직 안정을 꾀하는 동시에 디지털 전환에 경영의 방점이 찍힐 것이라는 게 대다수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나금융 '함영주號'···'디지털퍼스트' 과제

실제 함 부회장의 최우선 과제는 법률 리스크 해소뿐 아니라 업계 내 입지를 강화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선 전 금융권의 숙제인 디지털 전환이 필수 요소로 꼽히는 상황인데, 하나금융의 비전 역시 '디지털퍼스트'로 요약돼 있다.

하나금융은 올해 신년사에서 금융 경계를 넘어서는 디지털 퍼스트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 데 이어 김정태 현 회장도 연초 "시장은 우리를 덩치만 큰 공룡으로 보고 있다. 공룡은 결국 멸종했다"며 그룹의 경각심을 일깨우기도 했다.

생존을 위해 변화가 필수라는 위기감이 그대로 드러난 대목으로, 금융시장에서 커지는 빅테크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면 빠른 혁신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최근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기반의 그룹사 통합 생활금융 플랫폼인 '하나 합'을 선보이며 디지털 DNA 심기에 나섰다. 하나 합은 다양한 금융자산을 한곳으로 모아 관리해주는 플랫폼이다. 자산관리 서비스는 물론 라이프스타일 분석 등 맞춤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미래 세대인 Z세대를 공략할 '아이부자 앱'도 디지털 전환을 위한 하나금융의 포석 중 하나다. 김 회장이 직접 낸 아이디어를 토대로 개발됐다는 점이 특징으로, 그간 그와 호흡을 맞춘 함 부회장 역시 디지털퍼스트에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회추위도 함 부회장을 디지털 혁신에 어느 때보다 강한 변화를 줄 적임자로 봤다. 회추위는 "함 후보는 하나금융의 안정성과 수익성 부문 등에서 경영성과를 냈고, 조직운영 면에서도 원만하고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줬다"며 "디지털 전환 등 급변하는 미래를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이원덕 우리은행장 내정자도 '디지털 전환' 가속도

우리은행장 내정자인 이원덕 부사장도 같은 과제를 안고 있다. 그룹 내 주요 핵심업무를 담당하며 '전략통'이자 '디지털 전문가'로 불리는 이 부사장은 자추위로부터 그룹 디지털 혁신소위원회 의장을 지낸 경험을 높게 평가받은 만큼, 임기가 시작되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을 도와 디지털 혁신에 주력할 태세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의 하나로 '디지털혁신 가속화'를 꼽으며 디지털 분야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를 위해 지난해엔 외부 디지털전문가를 영입하고, 조직개편을 실시한 바 있다.

현재 공을 들이고 있는 부분은 플랫폼 경쟁력 강화다. 우리원뱅킹을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도약시키고자 '실손보험 빠른 청구 서비스', '마이택배 서비스' 등 기능 추가를 이어가는가 하면, 최근엔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한 뒤 한국은행의 디지털화폐(CBDC) 모의 실험 연구의 민간 기관 유통을 위한 기술 검증을 완료했다. 모두 디지털 전환에 집중하려는 움직임이다.

금융권의 비대면 금융거래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에서 은행 이익을 늘리는 과정에서도 디지털화는 필수적이다. 실제 우리은행은 2021년 기준 신용대출의 68.5%, 적립식예금의 90.1%가 디지털 채널로 이뤄졌다. 디지털 중심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부사장도 '플랫폼 경쟁력'을 중점 경영 과제로 꼽은 상태다. 그는 차기 우리은행장에 내정된 직후 "그동안 테크놀로지(기술)가 금융 산업을 변화시켜 왔다면, 지금은 기술이 금융을 지배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며 "플랫폼 경쟁력에 중점을 두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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