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주총 한달 앞···'킹메이커' 사외이사 75% 임기만료
금융지주 주총 한달 앞···'킹메이커' 사외이사 75% 임기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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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3명 中 25명 '임기만료'
KB·하나금융, 최소 1명 교체···우리금융, 2명 추가
"코로나19·지배구조 이슈에 교체폭 작을 것"
(왼쪽부터)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금융권 정기 주주총회가 다음달 본격 시작되는 가운데 주요 금융지주사 사외이사 75%의 임기가 다음달 만료되면서 그룹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룹 내부규범에 따라 차기 회장과 계열사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위원회가 사외이사들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사외이사가 '킹메이커'로서 그룹 지배구조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이들의 거취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모일 수밖에 없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3명 중 75%인 25명의 임기가 다음달 종료된다.

KB금융에서는 스튜어트 솔로몬·선우석호·최명희·정구환·김경호·권선주·오규택 등 사외이사 7명 전원의 임기가 다음달 만료된다. 이 중 스튜어트 솔로몬(Stuart B. Solomon) 사외이사는 올해 임기규정 5년을 모두 채우게 돼 연임이 불가능하다. KB금융 사외이사진 중 최소 1명 이상이 교체된다는 의미다.

이번 주총에서는 노조추천이사제 도입도 주요 관심사다. 앞서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는 지난 18일 김영수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글로벌부문 전문가인 스튜어트 솔로몬 이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글로벌 경력을 다수 보유한 김 전 부행장을 추천함으로써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가능성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KB노조는 윤종규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퇴임을 주장한 바 있던 '강성노조'다. 이들이 추천한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참여할 경우 그룹 지배구조 형성에도 적잖은 긴장감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신한금융에서는 사외이사 12명 가운데 이윤재·박안순·변양호·성재호·윤재원·진현덕·최경록·허용학 등 8명의 임기가 끝난다. 신한금융 사외이사진은 경영진에 가장 적극적으로 쓴소리를 내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신한금융의 성장에 큰 역할을 해왔던 만큼 교체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김정태 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 회장 후보 선임 작업에 착수한 하나금융의 사외이사진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하나금융에서는 사외이사 8명 중 박원구·백태승·강홍진·양동훈·허윤·이정원 등 6명의 임기가 다음달 종료된다. 이 중 박원구 위원(고려대 교수)은 2016년 3월 하나금융에 합류한 최장기 이사로 임기한도인 6년을 채워 재임이 불가능하다. 현재 이들 이사진으로 구성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진행 중인 가운데, 박 위원으로선 이번 차기 회장 선택이 마지막 임무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완전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금융도 사외이사진에 변화가 생겼다. 새로운 과점주주인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가 추천한 신요환 전 신영증권 대표와 기존 주주인 푸본생명이 추천한 윤인섭 전 푸본현대생명 이사회 의장이 새로운 이사진으로 합류하면서다. 신 이사와 윤 이사는 각각 증권·보험업권에서 오래 몸담은 전문가들로, 향후 우리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밖에 우리금융에서는 노성태·박상용·정찬형·장동우 등 4명의 사외이사 임기가 다음달 종료된다. 

특히, 이사진 변화는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는 지배구조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라도 기업에 호의적인 기존의 사외이사진을 가급적 바꾸려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장기화 상황과 CEO 변화 등에 대비해야 하는 만큼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게 아니라면 사외이사진 교체는 소폭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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