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점검/알뜰폰下] 이통3사, 마케팅 대리전···중소업체 '울상'
[시장점검/알뜰폰下] 이통3사, 마케팅 대리전···중소업체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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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알뜰폰 번호이동 가입자 63% 이통3사 자회사 편중
저마진에 사은품 제공···중소알뜰폰 사업자 경쟁력 잃어
(왼쪽부터 시계방향)U+알뜰모바일, KT엠모바일, SK세븐모바일. (사진=각 사 홈페이지 갈무리)
(왼쪽부터 시계방향)U+알뜰모바일, KT엠모바일, SK세븐모바일. (사진=각 사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최근 알뜰폰 업계가 자급제폰과 이동통신 3사 대비 저렴한 요금제 조합을 통해 가입자가 증가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도 중소 알뜰폰 업체에까지는 미치지 못하는 모양새다. 알뜰폰 시장도 이통3사의 마케팅 대리전이 벌어진 탓으로 지적된다.   

1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매월 8만~10만건에 그치던 알뜰폰으로의 번호이동(MNP) 건수는 11월 11만4000건을 넘은데 이어 12월에도 13만건을 넘어설 정도로 급증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이동통신시장에서 알뜰폰이 차지하는 번호이동 가입 비율도 11월 24%에서 12월에는 31%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알뜰폰 시장의 선전은 지난해 10월말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인 '아이폰12' 시리즈 출시와 함께 SKT, KT, LG유플러스 등 대형이동통신 3사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고용량 데이터를 쓸수 있는 알뜰폰 요금제 조합이 입소문을 탔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 자급제 아이폰 단말기를 구매한 뒤 U+알뜰폰 요금제에 가입한 고객이 전월 대비 4.5배나 늘었다고 밝혔다. 또 SK텔레콤의 자회사 SK텔링크 역시 11월 평균 LTE 무제한 요금제 신규 가입자 수가 전월대비 약 20% 늘었고, KT 자회사인 KT엠모바일의 11월 평균 LTE 고용량 요금제 3종 가입 수도 전월 보다 50.3%나 급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이통3사의 알뜰폰 자회사에 비해 중소업체의 성장률은 더디기만 하다. 

지난해 알뜰폰으로 번호이동 가입 건수는 월 평균 9만9000여건이었다. 지난 2019년(7만2000건)과 비교하면 37%나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63%는 이통3사의 자회사로 편중되는 현상을 보였다. 같은 기간 이통3사 알뜰폰 자회사의 번호이동 가입 건수는 월평균 2만4000건 늘어난 반면, 일반 알뜰폰 사업자는 2019년 대비 월 편균 2000여건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마저도 2018년 출범한 KB금융의 알뜰폰 브랜드 '리브엠(Liiv M)'에 가입자가 쏠린 탓으로 이를 제외한 39개 중소 알뜰폰사업자는 2019년 번호이동 가입 3만4000여명에서 지난해에는 3만여 명으로 전년 대비 -12% 역성장했다.

아울러 KB금융 리브엠을 제외한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번호이동 시장 점유율도 2019년 47.7%에서 2020년에 30.3%로 -17.4%p 줄어들어 이통 3사의 알뜰폰 자회사가 시장을 독식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이통3사의 알뜰폰 자회사의 마케팅 경쟁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알뜰폰 자회사인 미디어로그는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한경희 무선초음파 가습기, YBM AI 토익스피킹, AI튜터 등의 사은품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사은품이 바뀌어 홍삼, 스마트체중계 등을 제공중이다. KT엠모바일은 데이터 100GB, 왓챠·윌라·지니뮤직 등 콘텐츠 3개월 무료제공, 휴대폰 안심서비스 등의 혜택을 제공했다. SK텔링크도 스타벅스 다이어리나 스탠리 고급 텀블러 등 상품을 가입자에게 선물했다.

알뜰폰 사업자들의 번호이동 가입 주력 요금제는 LTE 데이터·음성 무제한 요금제(데이터 월 11GB, 소진 후 일 2GB, 이후 3Mbps 속도 제어, 음성·문자 무제한)로 요금이 3만3000원 수준이다. 가입자로부터 받은 요금에서 망 도매대가 3만2945원(SKT기준)를 제외하면 마진이 거의 남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통사의 알뜰폰 자회사들은 신규 가입 고객에게 상당한 금액 수준의 사은품을 제공하고 있다. 마케팅 비용을 고려하면 손해보는 장사다.

알뜰폰 업계에서는 이통사 자회사들의 사은품·광고비 등 마케팅 비용 재원은 모두 모회사인 이통사로부터 제공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통사의 알뜰폰 자회사가 모회사의 재원으로 이동통신 마케팅 대리전을 전개중이라는 것이다.

중소 알뜰폰사업자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중심인 LTE 후불 요금제 시장 경쟁에 참여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 기존 고객마저 빼앗기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의 알뜰폰 자회사가 2개사씩으로 늘어나고, 모회사의 마케팅 지원을 받으면서,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설 자리가 없어졌다"며 "이대로 간다면 2021년부터는 통신3사의 알뜰폰 자회사가 시장을 독점하고 중소 알뜰폰 사업자는 고사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현재, LG유플러스는 미디어로그·LG헬로비전을 알뜰폰 자회사로, KT는 엠모바일·스카이라이프 등 2개 알뜰폰 사업 자회사를 두고 있다. 또 SK텔레콤은 자회사 SK텔링크 한곳을 통해 알뜰폰 사업을 하고 있으며, 국내 알뜰폰 사업자는 사물통신(IoT) 사업자를 제외하고 45개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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