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美中 무역분쟁·위안화 향방 '주목'···1200원대 초반 박스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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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민은행 '1달러=7.0위안' 용인
원·달러 환율 1차 저항선 1238원
사진=서울파이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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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이번주(12∼16일) 원·달러 환율은 불확실한 대외 환경과 우리 경제에 대한 부정적 전망으로 1200원대 초반에서 박스권에 머물 전망이다. 이벤트로는 미중 무역분쟁 관련 소식과 위안화의 향방에 주목할 공산이 크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3.5원 오른 달러당 1214.0원에 거래를 시작해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공세를 한층 강화하자 원화 등 신흥국 통화가 약세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은 "9월에 회담을 계속할지 지켜보겠다"며 "(회담을) 계속한다면 좋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도 좋다"고 말했다. 다음 달 예정된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이 취소될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은 중국 화웨이와의 관계를 끊겠다고도 했다. 미중의 이 같은 마찰은 우리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높이는 재료로 소화될 전망이다. 

지난 5일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가 11년 만에 이뤄지자 원·달러 환율은 1215.3원에 마감해 하루에만 17.6원 급등했다. 이에 미국 재무부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전격 지정해 바로 다음날인 6일에는 1223.0원까지 고점을 높인 바 있다. 

미국에 의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 국가는 1년 간의 계도기간을 가진다. 이후 적절한 조치가 없었다고 판단되는 경우 △미국 기업이 해당국가 투자시 해외민간투자공사(OPIC)의 금융지원 금지 △미 연방정부의 조달시장 진입금지 △미 재무부의 모니터링 및 무역협정과의 연계 등을 통한 조치 △통상법 201조에 따라 미국 정부의 상계 관세 부과(최장 150일, 최고 15% 관세) 등의 조치에 나설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실질적인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분석된다.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년이라는 계도기간은 이미 2000억달러 상품에 대해 25% 관세를 맞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는 크게 잃을 것이 없다"면서도 "중국 정부가 환율조작국 지정에 굴복하지 않는다면 오는 9월 1일 3000억달러 규모의 보복관세는 현실화될 것이고 9월로 예정된 고위급 무역협상이 무산되는 것은 물론, 양국간의 무역전쟁은 파국으로 치달을 개연성이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당분간 미 달러 강세 움직임과 이에 따른 위안화 절하 고시라는 불편한 동거가 이어지면서 시장 센티멘탈이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미 달러인덱스의 약 70% 비중을 차지하는 유로(57.6%) 및 파운드(11.9%)의 약세 움직임이 관찰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 인민은행 역시 위안화 절하 고시 수위를 점진적으로 높여갈 수 있는 명분을 얻을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중국 위안화와 연동성이 높은 원화의 가치 하락이 더 가팔라 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지난주 아시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금리인하를 결정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50bp(1bp=0.01%p), 인도 중앙은행은 35bp 기준금리를 내렸다. 당초 시장은 두 국가 모두 25bp 인하를 예상했었다. 이에 더해 태국 중앙은행은 동결 기대에 반해 25bp 인하를 단행했고 이는 8월 8일 필리핀 중앙은행의 25bp 추가 인하로 연결됐다. 아시아 역내 중앙은행의 잇따른 금리인하는 한국은행이 시장의 예상보다 이른 시점인 8월 30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수 있다는 기대를 높이고 있다. 

다만 우리 외환당국이 어느 선까지 방어에 나설지가 관건이다. 환율 레벨이 갑자기 높아져 당국도 꾸준히 매도 개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시장의 안정, 특히 외환시장의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보 역시 "과도한 시장 불안은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며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면 이미 준비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상황별 시장 안정 조치를 신속하고 과감하게 취할 것"이라고도 했다. 

다음은 이번주 원·달러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구체적인 코멘트.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 : 1200 ~ 1225원

이번주 환율은 위안화 환율 급등 제한과 무게감 있는 이벤트 부재, 당국 경계 속에 하락 압력이 예상된다. 그러나 여전한 미중 긴장과 삼성전자 중간배당(20일)에 따른 역송금 수요, 중국 MSCI 신흥지수 편입 관련 외국인 주식 매도 경계 속에 지지력을 유지할 전망이다. 국내는 불확실한 대외 환경과 우리 경제에 대한 부정적 전망 확산을 주시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안화 환율에 민감한 흐름도 지속할 듯 하다. 다만 외환당국이 미국 환율 조작국 지정 경계와 금융시장 불안 확산 억제를 위해 외환시장 변동성을 관리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제한할 전망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 1200 ~ 1223원

이제는 원·달러 환율의 1차 저항선을 2016년 고점인 1238원으로 보고 있다. 다만 2016년 1분기 환율이 2개월 가량 1200원에 안착했을 당시 외국인은 국내 주식, 채권을 모두 순매도 했는데, 지금은 해당 시기보다는 수급이 양호한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은 추가적으로 레벨을 높이기보다 1200원대 초반에서 변동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7일 중 인민은행의 고시환율이 7.0위안을 상회했음에도 불구하고 역외 위안화 환율은 오히려 소폭 하락(위안화 강세) 하며 절하폭에 대한 안도심리가 나타났다. 

향후 위안화 원화 등 신흥국 통화의 안정 여부는 미중 무역분쟁에 달려있다. 다만 대중 추가관세에 소비재가 포함돼 있다는 사실은 과세부과가 현실화되는 시나리오보다 연준과 중국에 대한 압박카드일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게 한다. 9월 1일 추가관세 부과를 앞두고 있기 떄문에 8월에는 미중간 협상 가능성도, 관계가 더 악화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단기 방향성을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강해지고 있어 연고점(1223원) 돌파 가능성은 낮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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