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9개월 만에 금리 인상 '소수의견'…8월 금리인상?
금통위 9개월 만에 금리 인상 '소수의견'…8월 금리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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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추천 이일형 위원 0.25%p 인상 의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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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오면서 연내 금리인상이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2일 한은 본관에서 열린 '7월 통화정책방향' 기자 간담회에서 "이일형 금융통화위원이 0.25%p 인상 소수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다만 금통위는 이달 금리동결을 결정하며 8개월째 금리를 현 수준(연 1.50%)로 묶어놨다.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금통위원 소수의견이 나온 것은 2017년 10월 이후 9개월 만이다. 당시에도 이일형 위원이 10월 인상 소수의견을 낸 이후 그 다음달(11월) 전격 금리인상이 이뤄졌다. 

이미 금통위 의사록에서는 일부 위원들에 의해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기조가 꾸준히 확인됐다. 4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A 위원은 "향후 성장·물가 흐름이 이번 성장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경우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해 통화정책 여력을 확보해 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5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도 여러 금통위원들의 대내외 경제 환경을 고려해 향후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나타냈다. B 위원은 "성장세가 견실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적정 수준으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소수의견을 낸 이일형 위원이 총재 추천위원이라는 점에서 금융권에서는 이 총재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16년 5월 금통위에 합류한 이 위원은 금통위원 중 한은 총재의 추천위원으로, 총재 추천위원은 대체적으로 한은이나 총재의 결정에 힘을 싣는 역할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소수의견 개진을 금리조정 예고로 받아들인다. 일반적으로 금통위는 기준금리 변동 직전달 소수의견을 내며 금리향방에 대한 시그널을 보내기 때문이다. 특히나 금리를 올릴 때는 소수의견이 나오는 것을 보고 시장도 자연스럽게 예상을 하고 충격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에 한은도 선호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이달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등장하면서 적절한 '금리인상 시기'를 두고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 하반기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는 8월31일, 10월18일, 11월30일 등 세 차례다. 

한은 안팎에서 올릴 수 있을 때 올려놔야 위기 상황이 왔을 때 대응할 수 있다는 주장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바로 다음 금통위(8월31일)에서 금리를 인상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한 옵션이라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8월에 금통위가 금리를 올리지 않고 9월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금리인상을 단행하면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는 75bp(베이시스포인트·1bp=0.01%p)까지 벌어지게 된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감내할 수 있는 기준금리 차이를 최대 100bp까지로 보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인상 소수의견 개진이 바로 다음달 금리인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이 올 하반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수 있다고 시사한 만큼 다음 금통위에서 금리인상을 하려면 경기, 고용, 물가 등 경제지표가 뒷 받침 돼야할 것"이라며 "금통위원들 사이에서도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전망은 상당히 엇갈리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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