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국 여행 금지령…관광·면세업계 초긴장
中, 한국 여행 금지령…관광·면세업계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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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오전 인천공항 출국장 앞에서 가이드들이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인 관광객 절반만 줄어도 피해액 11조원 추산
대체 수단 없어
VIP·신혼부부 '큰손' 붙잡기 총력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관광·면세업계에 우려했던 일이 터졌다. 중국이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배치에 따른 보복으로 '한국관광 상품 판매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3일 관광·면세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베이징 현지에 위치한 유명 여행사 20여 곳의 관계자를 불러 구두로 '방한 금지령'을 내렸다.

이들은 말 그대로 한국행 관광객 모집을 즉각 중단하고 이미 계약된 상품은 이달 중순까지 모두 소진하도록 요구 받았다. 또 오는 15일부터는 한국 여행상품 광고를 중단한다.

중국은 사드 배치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해 말 한국 단체여행객 수를 20%가량 축소시켰다. 또 쇼핑이 목적인 여행객들에게 쇼핑 횟수를 1일 1회로 제한하기도 했다.

이에 국내 관광·면세업계는 단체관광객 '유커'가 아닌 개별여행객 '싼커'를 겨냥한 마케팅을 시작했다. 싼커들은 자유여행으로 한국을 방문하기 때문에 이러한 제재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면세업계는 이들을 겨냥한 이벤트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케팅도 활발하게 진행해 왔다.

그러나 이번 '방한 금지령'은 돌파구로 여겨지는 싼커에게조차 영향을 미친다. 온·오프라인으로 판매되는 모든 한국 여행상품을 취급 금지시켰기 때문이다. 즉 여행사를 통한 한국행 항공권을 구입할 수 없게 됐다. 당연 항공권과 숙박을 묶은 '에어텔'도 판매할 수 없다.

국내 관광·면세업계는 중국 내 반(反)한감정이 고조화되면서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으므로 피해 축소와 기간을 얼마나 줄이느냐에 생존 여부가 달렸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와 관세청, 관광·면세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은 모두 1720만명이다. 이 중 중국인이 806만명으로 46.8%를 차지하고 있다. 806만명 중 322만명(40%)은 단체관광객 '유커'로 집계된다.

따라서 방한 금지령으로 인해 줄어드는 중국인 관광객 비율은 40~50% 정도로 추정된다. 지난 2015년 기준 중국인 관광객 1인당 지출금액은 2391달러(한화 274만원)로 이를 환산하면 방한 금지령으로 인한 피해는 96억3573달러(2391달러×403만명·한화 11조81억원)로 여겨진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60억3570만 달러(약 6조9410억원)다. 여기에 11조원 이상 추가되면 전체 여행수지 적자는 18조원에 이를 수도 있다.

면세업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더욱 참담하다.

지난해 시내·공항면세점 시장 규모는 12조2700억원 정도다. 이 가운데 약 8조6000(70%)억원이 중국인 관광객 매출로 산출된다. 중국 관광객 유입이 절반가량 줄어든다면 무려 4조3000억원이 줄어든다. 더욱이 일명 '큰손'으로 불리는 VIP 고객들이 대거 이탈할 경우 피해 금액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면세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물론 최근 3년간 관세청이 허가한 신규 시내면세점(HDC신라·한화갤러리아·신세계·두산)들은 제대로 된 사업조차 시행해보지 못한 채 경영난을 겪게 된다. 결국 지난 90년대처럼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 면세점들은 자연스레 폐점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최근 3년간 면세업계는 하루라도 바람 잘 날이 없는 것 같다"면서 "방한 금지령은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고 여행사 관계자들을 통한 소식이기 때문에 이렇다할 대응책을 마련할 수도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남아 관광객 유치 등의 방안이 업계 외부에서 거론되고 있지만 현재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만큼의 규모를 감당할 대체 방안이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반한감정이 깊어지지 않고 외교관계가 잘 마무리됐으면 한다"고 털어놨다.

한편 위기를 직감한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16일 중국 VIP 초청행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롯데면세점 구매액 순위 상위 5% 안에 드는 이른바 '큰손' 고객들이다. 전체 관광객 수가 줄어든다면 양보다는 질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방침이다.

이외 문화체육관광부는 중국인 단체관광객 비중보다 개별관광객 비중을 늘리고 일본과 동남아 등 다국적 관광객 유치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3일 밝혔다. 같은 날 제주도 역시 유관기관 합동 긴급 대책회의 열고 사드 보복에 대한 대응 및 시장다변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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