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하는 회사? '대기업의 품격!'"…넥슨 직원의 '심경 토로'
"야구하는 회사? '대기업의 품격!'"…넥슨 직원의 '심경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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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 실망·박탈감 표출…대박 사건 이후 '사기 저하'

[서울파이낸스 온라인속보팀] 진경준 검사장 주식 대박 의혹에 휩싸인 게임업계 1위 넥슨의 사내 분위기가 우려할 수준이다. 직원들의 사기 저하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 동창생인 진경준 검사장과 김정주 창업주간 부적절한 거래로 회사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이에 대한 실망과 좌절감을 표출하는 구성원들이 적지않다. 잘 나가는 게임업체 직원이라는 자부심을 찾아 보기 어려울 정도다. 이는 갑작스럽게 닥친 외부의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예상치 못한 상황 변화에 따른 당혹감의 표출로 보인다.

2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현업 직장인의 익명 온라인 게시판 '블라인드'에는 진 검사장 파문에 관한 넥슨 직원들의 하소연이 최근 수일 사이에 크게 증가하고 있다.

A씨는 식사하러 가는 도중 자신의 넥슨 사원증이 처음으로 창피하게 느껴졌다면서 "진짜 열심히 해 어렵게 넥슨에 들어왔는데 회의감이 크다"고 최근의 심경을 토로했다.

입사한 지 수개월밖에 안 됐다는 B씨는 "하루하루가 전쟁 같다"며 "다른 직장을 알아봐야 하나"라고 썼다. 또 다른 넥슨 구성원은 "작년까지는 야구 하는 그 회사(넥센)로 착각하며 친척들이 회사 이름도 잘 몰랐는데 이젠 (누구나 아는) 대기업의 품격을 갖추게 됐다"고 자조적인 심경을 드러냈다.

'블라인드'는 글쓴이가 누구인지 드러나진 않지만 당사자가 해당 기업에 다니는 지는 자기 회사 이메일을 통해 인증해야 한다.

넥슨 구성원들의 이같은 반응은 넥슨 사주인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회장이 대학 친구인 진 검사장에게 120억 원대 '대박'이 될 자사주를 공짜로 넘겨줬다는 소식에 관한 좌절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지적이다.

외부인인 진 검사장이 김 회장과의 사적 친분만으로 회사 성장의 결실인 자사주를 이처럼 쉽게 챙겨간 것을 쉽게 납득하기 어렵고, 이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더구나 넥슨은 급성장기인 2004년 상장과 자사주 배분을 요구하는 구성원과 이에 부정적이던 김 회장과의 갈등이 커져 주력 개발자 수십 명이 회사를 떠나는 내홍을 겪은 바 있다.

한편 김 회장은 지난 13일부터 모두 세차례에 걸친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았다. 검찰 조사에서 진 검사장에게 주식을 공짜로 줬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김 회장이 어떤 목적으로 진 검사장에게 공짜 주식 등 특혜를 줬는지는 검찰 조사가 더 진행돼야 보다 확실해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결과에 따라 넥슨 구성원들의 상처는 어느 정도 치유될 수도, 더 심화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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