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주총, 감탄고토식 관행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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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도보팅+주총데이 늘고 전자투표제 '나 몰라라'

[서울파이낸스 양종곤 기자] 올해 주총 역시 기업들의 주총 편의주의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측 편의에 맞는 섀도보팅 신청과 주총 데이 참여는 늘린 반면 주주 측을 위한 전자투표제 도입은 전무한 것.

이같이 주총 시즌 내내 반복되는 기업들의 '감탄고토'식 주총 관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개선은 아직 요원해 보인다.

기형적 제도로 일컫어지며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된 섀도보팅은 지난해보다 올해 신청 기업 수와 비율 모두 늘어났다.

지난해 1697개 12월 결산법인중 섀도보팅 신청기업은 552개사로 32.5%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전체 주총을 실시한 1677개사(4월 주총 예정인 중국법인 5사 제외) 12월 결산법인 중 582곳(34.6%)이 신청하며 지난해 기록을 상회했다.

섀도보팅은 기업들의 신청 여부에 따라 예탁결제원에 예탁된 일부 주식에 대해 주주총회 참석한 주주들의 찬반투표 비율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를 활용할 경우 주주들의 참여가 낮아도 주총 성립이 가능해 주총 자체가 부실하게 개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10% 미만의 대주주도 주총에서 회사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어 기존 주주권 침해를 일으킨다고 학계는 물론 시장에서 줄곧 폐지 여부가 거론돼왔다.

주총의 고질적 병폐인 특정한 날 동시 주총을 여는 '주총데이' 역시 올해도 여전했다.

이번 주총시즌에서 지난달 18일, 25일에 각각 413곳, 587곳이 몰리며 일명 '슈퍼 주총데이'로 회자될 정도다.

이틀 동안 주총을 개최한 기업 수를 합할 경우 전체 주총을 실시한 기업 절반 이상을 훨씬 웃돌고 있다.

기업들이 주총데이에 몰리는 이유는 대상이 늘어난 만큼 주주들과 사회단체, 여론의 관심을 분산시켜 신속하게 주총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이같은 기업 편의주의 주총 관행에 대한 견제책으로 전자투표제도가 꼽히고 있지만 기업들은 올해도 '나 몰라라'식으로 외면했다.

올해 주총에서 전자투표제도를 시행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

기업들은 전자투표제도가 시행 초기단계인만큼 시스템 미숙이나 주주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도입이 이르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자투표제를 도입할 경우 보다 주주들의 의사 개진 및 반영 폭이 넓어지는 것이 불편해 사측이 도입을 꺼리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때문에 전자투표제 의무화를 앞당길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 국회 처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현재까지도 통과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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