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우리금융, 2천억원대 '실적쇼크' 가능성
PF 적은 하나·신한금융 800억감소에 그칠듯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국내 4대 금융지주사들의 2분기 실적이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적립규모에 따라 희비가 크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29일 은행권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기업여신이 많은 우리금융의 경우 기업구조조정 여파로 2분기 실적이 2천억원대를 밑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금융권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 기업에 대한 신용평가 결과 금융권 전체 충당금 추가적립소요액은 3조원, 이가운데 은행권이 2조2000억원의 충당금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관련 우리금융이 은행권 절반 수준인 1조원대의 충당금 적립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IBK증권 이혁재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2분기 충당금전입액은 1분기 5900억원 수준을 크게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만약 2분기 충당금 전입액이 1조원 규모일 경우 분기실적이 2000억원을 밑돌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2000억원대의 삼성생명 지분 매각이익 등 일회성 요인이 실적하락폭을 제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리금융은 지난 1분기에 하이닉스 지분매각익(2170억원) 등의 영향으로 5700억원대의 순이익을 기록했었다.
지난 1분기에 우리금융과 나란히 5700억원대 실적을 기록한 KB금융 역시 충당금 적립 부담으로 2000억원대 실적쇼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KB금융의 경우 부동산 관련 여신 비중이 높아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충당금 확대가 지속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혁재 연구원은 "KB금융의 2분기 충당금을 약 5500억원으로 가정할 경우 순이익이 3000억원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타사와 달리 유가증권 매각 관련 일회성 이익이 없다는 점도 실적부진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경우 기업구조조정 부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 금융사의 2분기 실적도 각각 6200억원, 24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8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신한지주의 경우 이번 구조조정에서 약 1000억원 내외의 충당금 적립이 예상된다"며 "부실화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대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해 왔기 때문에 여타 금융사와 비교해 구조조정 여파가 적다"고 말했다.
또, SK증권 배정현 연구원은 "하나금융의 부동산 PF 규모는 3조원 안팎으로 우리금융과 KB금융의 30% 수준에도 못미친다"며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기업구조조정 리스크가 가장 낮은 금융사"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