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해외진출 화두 '선택과 집중'
은행 해외진출 화두 '선택과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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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해외진출 적극 독려
중국·일본·베트남 등 '각광'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국내 은행들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완화된 틈을 타 해외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전과 달리 현지화 및 차별화 전략으로 무장하고 있어 특정 국가로의 '쏠림현상'도 완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같은 움직임은 특히, 향후 시장재편에 한발 물러나 있는 은행들 사이에서 두드러진다.

■"금융 경쟁력 취약"
국내 금융산업의 경우 글로 벌 기업들이 즐비한 국내 제조산업과 비교해 열악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은 주요 금융지주사 회장 및 은행장을 초청해 가진 간담회에서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우리 금융시장이 취약한 상태임을 다시 인식하게 됐다"며 국내 금융사의 대외 경쟁력 강화 노력을 당부했다.

이날 진동수 금융위원장도 "금융권 스스로 차별화 및 특화된 발전전략을 마련해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토대로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며 "해외전문인력들도 과감히 영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이같은 주문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진출 움직임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의 발로로 해석된다.

실제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말 국내 은행 해외점포의 현지화 등급은 1~5등급 가운데 3등급으로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쳤다. 특히 해외점포의 현지 자금운용비율은 34.3%로 전년 35.1%보다 오히려 낮아지는 등 국내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현지 직원비율과 예수금비율은 각각 78.1%, 61.3%로 국내 은행들의 현지화 노력은 어느정도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외점포의 현지화가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며, 현지화가 부진한 점포에 대해서는 개선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택과 집중' 전략
국내 은행들도 '우물안 개구리식' 경쟁에서 벗어나 해외진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공감대는 이미 형성하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의 경우 올 들어 해외 네트워크 확장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타 국내 은행들과의 M&A(인수합병)는 더이상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 기인한 것이다.

이와 관련 이백순 신한은행장도 "신한은행의 경우 조흥은행과 LG카드 인수 여파로 M&A 여력이 많지 않다"며 "해외로 나가 이익을 분산시켜야 리스크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이 은행은 해외진출 핵심 키워드를 '선택과 집중'으로 정하고 일본과 베트남, 그리고 중국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신한은행의 모태격인 재일교포들을 기반으로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외국계 은행으로는 두번째로 씨티은행에 이어 현지법인을 설립했고, 지난해 9월 문을 연 지 6개월여 만에 약 3조원의 예금을 유치하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기업은행 역시 베트남 합작은행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트남 시장이 각광을 받고 있는 이유는 아시아에서 금융시장 진입도가 가장 낮고, 전체 인구 가운데 약 10%만이 은행계좌를 보유하고 있어 금융시장 성장 가능성 높기 때문이다.

윤용로 기업은행장도 최근 베트남 현지 은행 지분을 50% 이상 인수해 합작은행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최근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도 미국 동포 현지은행 인수를 마무리 한 뒤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 네트워크 확장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특히 현지화 속도가 더딘 지점 설립보다 M&A를 통한 현지진출이 바람직하다는 의중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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