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北, '60억짜리' 태양절 불꽃놀이
'배고픈' 北, '60억짜리' 태양절 불꽃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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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 남에서는 천안함 침몰의 원인 제공자가 아닌가하는 국민적 의구심이 극도로 증폭돼 있는 가운데, 북에서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기념해 무려 60억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어 불꽃놀이를 벌이는 장면이 16일 공중파 TV를 통해 생생하게 전해졌다. 

미묘한 시기에 연출된 '남과 북'의 너무나 대조적인 이같은 분위기. 다수 시청자들은 '침통함'을 넘어 '역겨움'마저 표시했다. 그러면서도, 왜 그런 생각이 드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는 반응들이다. 본질은 일종의 '답답함'이 아닐까? 

이날 KBS TV화면을 장식한 죽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맞아 펼쳤다는 '태양절' 불꽃놀이는 화려하면서도 대규모로 진행됐다. '불꽃'이 아니라 마치 '금가루'가 불꽃이 되어 허공을 수놓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 흔히 돈을 쏟아 부었다는 표현이 적절해 보였다.

북은 이날 불꽃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행사장 주변에 전기공급을 차단하고 차량 운행까지 통제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방송은 올해는 예년에 비해 대규모로 치른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인민들은 굶주리고 있는데 왜 저런 무리수를 두느냐는 식으로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방송은 북한이 이번 불꽃놀이에 중국 등지에서 들여온 폭죽 60여 톤을 사용했고, 화약 원가와 운송비 등을 포함해 모두 60억 원 이상을 썼다는 대북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보도했다.

방송은 화폐개혁 실패 후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 사정을 감안할 때 주목되는 현상이라며, 북한은 특히, 이번 축제 무대를 주체사상탑과 김일성 동상 주변에서 실시하며 체제 결속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방송은 "가장 고귀한 충정을 지니신 위대한 장군님의 정열적인 영도 밑에 우리 수령님의 염원이 현실로 꽃피어 나고 있음을 가슴뜨겁게 절감했다."는 조선중앙 TV화면도 함께 방영했다.

방송은 당정군 수뇌들을 총출동시켜 '대를 이은 충성'을 다짐시키며 '3대 세습'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낮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와 특파원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천안함 사태에 북한이 개입하지 않았기를 바란다면서도, 북한은 과거 후계자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아웅산 테러나 도끼만행 사건과 같은 큰 일을 저지른 전례가 있다는 한나라당 김장수 의원의 말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중국 관광단 등 외국 관람객들을 참관시키고 조선중앙TV는 이틀 연속 특집방송을 내보내는 등 대내외적으로 북한의 체제 안정을 과시하려는 의도를 보였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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