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ㆍ연기금 주식투매 언제 진정될까
투신ㆍ연기금 주식투매 언제 진정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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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 어느정도 마무리돼야 매도 중단"

투신과 연기금 등 기관이 보유 주식을 대거 내다팔면서 증시 반등세의 발목을 잡고 있어 이들의 투매 행태가 언제 진정될지 관심이 쏠린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는 단기 저점인 지난달 3일부터 말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모두 1조4천986억원을 순매수해 1조6천885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인 외국인과 함께 코스피지수를 반등시킨 원동력이 됐다.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서도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기관이 이날 장 종료 시각까지 3조4천284억원을 순매도함에 따라 지수는 최근 들어 횡보 움직임을 보였다.
투신권은 지난 7~20일 10거래일째 순매도하며 이달에만 모두 2조8천225억원을 순매도했고, 증시 수급의 든든한 우군이었던 연기금도 이달에만 1조4천6172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기관의 `쌍끌이 매수' 이탈은 코스피지수가 1,300선을 넘어서면서 주식형 펀드에서 투자자금이 유출된 결과로 분석된다.

ETF(상장지수펀드)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순수 자금 흐름을 보면 이달 들어 17일까지 3천352억원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우리투자증권 박성훈 연구원은 "2004년 이후 6년 동안 코스피지수가 평균 1,294에서 움직였던 점을 생각하면 장기투자자는 지금을 손익분기점 지수대로 생각할 수 있다. 지난해 금융위기 국면에서 급락세를 경험한 일부 투자자들은 손익을 확정하려는 욕구가 강해질 지수대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증시의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이라고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4월 들어 이날 장 종료 기준으로 차익거래 프로그램의 순매도 규모가 5천53억원이고, 펀드 순유출규모가 3천352억원으로 이 둘을 합쳐도 8천405억원에 불과해 투신권의 순매도 규모인 2조8천225억원을 설명해줄 수 있는 것은 결국 차익실현밖에 없다는 것이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은 "투신의 매도는 주식형 펀드의 환매나 프로그램에 의한 매도보다는 주가 상승에 따라 박스권 플레이의 차익실현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연기금의 매도세는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채권을 사는 대신 주식비중을 줄여가는 과정으로 보인다.

연기금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6개월간 모두 7조6천억원을 순매수했는데, 2007년 1월부터 작년 8월까지 20개월간 순매수한 금액이 6조9천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주식비중을 과도하게 늘렸다고 볼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 박 연구원은 "지난해 금융위기 때 연기금이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 매수세로 수급을 뒷받침했으나 최근 시장이 자생력을 갖고 정상화됐다고 보고 매도세로 전환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연기금이 4월 들어 순매도한 종목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10개사가 포함돼 있다는 점을 보면 특정 종목에 대한 비중축소가 아니라 자산 포트폴리오의 재조정 차원에서 주식비중을 줄여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투신과 연기금의 매도세는 단기간에 마무리되지 않고 지수 조정이 어느 정도 이뤄질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투자증권 박 연구원은 "지수 조정이 추가로 진행돼 가격 부담이 적어지거나 추가 상승요인이 강하게 부각돼야 최근의 매도세가 수그러들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도 "기관의 매도세가 차익실현인 만큼 주가가 하락해야지 최근 확보한 현금을 바탕으로 주식을 재매수할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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