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완화적인 FOMC···고심 깊어진 금통위, 금리인하 시점은
예상보다 완화적인 FOMC···고심 깊어진 금통위, 금리인하 시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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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서 금리동결·점도표 유지···6월 인하 기대 확산
금통위도 피할 수 없는 '피봇'···인하시점은 7월 유력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연방준비제도 홈페이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연방준비제도 홈페이지)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상보다 더 완화적으로 마무리됐다. 견조한 물가상승률과 경기지표에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3회 금리인하란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6월 금리인하에 좀 더 가까워졌다는 평이다.

이 같은 결과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가계부채의 디레버리징(부채청산) 등을 위해 긴축 장기화를 피력했지만, 연준의 통화완화와 내수부진 등에 금리인하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오는 7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견조한 물가에도 금리동결·점도표 유지···금리인하 기대↑

지난 19~20일(현지시간) 진행된 FOMC 정례회의에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이 정책금리를 기존 5.25~5.5%로 동결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5차례 연속 금리 동결로, 시장 예상과도 부합했다.

또한 연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4%에서 2.1%로 0.7%포인트(p)나 상향 조정했으며, 반대로 실업률은 4%로 0.1%p 내렸다. 특히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의 헤드라인 전망치는 유지됐지만, 근원 PCE 상승률을 2.6%로 0.2%p 상향했다.

주목할 부분은 연준 위원들의 금리전망이 반영된 '점도표(Dot Plot)'다. 이번 FOMC에서 연준은 견조한 경기·물가전망에도 점도표 중간값을 4.6%(4.5~4.75%)로 유지했다.

연준은 기존 점도표를 통해 연내 3차례(75bp) 금리인하를 시사한 바 있지만, 이번 FOMC에서 금리인하 횟수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었다. 내년 점도표 중간값은 기존 3.6%에서 3.9%로 상향됐지만, 연내 금리인하 전망이 유지되고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에서 시장은 오히려 안도하는 분위기다.

특히 성명문내 "고용창출이 둔화됐다"는 표현이 사라졌지만, 그 외에 통화정책 기조에 대한 언급은 유지됐다. 이는 경제성장률이 상향되고 물가상승압력이 높아졌음에도, 현재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나아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금리수준을 두고 '정점'이라고 표현했으며, 물가상승률이 목표치(2%)에 수렴하겠지만 그 과정이 "울퉁불퉁(bumpy)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뜨거운 고용과 관련해 "노동수요가 공급을 초과했지만, 노동시장이 균형을 찾아가며 인플레이션 압력을 지속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현재 시장은 3월 FOMC가 예상보다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직후 미국채 금리와 달러인덱스는 하락했으며, 증시는 반등했다. 현재 선물시장에 반영된 6월 금리인하 전망치는 73.6%로, 하루새 18%p나 급등했다.

금리인하 기대감도 커졌다. 현재 선물시장에 반영된 연준의 가장 유력한 금리인하 시나리오는 6월(73.6%), 9월(44.7%), 11월(37.9%)에 걸쳐 0.25%p씩 인하하는 것이다.

◇금통위도 피할 수 없는 '피봇'···인하시점은 하반기?

예상보다 완화적인 FOMC 결과에 대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연준의 6월 금리인하 전망이 강해지며 '충분히 장기간' 긴축을 지속하겠다는 기존 노선에 수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월 금통위 의사록을 살펴보면 "국제금융시장에서 미 연준의 통화정책이 갖는 영향력이 과거보다 확대됐다. 우리경제는 타국 대비 민감도가 특히 높다"는 평가가 나왔으며, "미 연준의 피봇이 국내 금융상황을 완화시킬 경우 현재 진행되고 있는 디스인플레이션과 디레버리징 과정을 저해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키도 했다.

다만 한은 금통위에서도 금리인하에 대한 논의는 진행 중이다. 지난 2월 금통위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연준 금리인하 기대에 글로벌 금융여건이 완화기조로 전환되면서, 국내 통화정책도 대내여건에 집중할 수 있는 여지가 점차 확대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강하는 내수 흐름상 금리인하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금통위에서 3개월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한다는 소수의견(1명)이 나왔으며, 한 금통위원은 "미국의 경기 전망이 점차 상향 조정되면서 인하 시기가 늦어질 가능성이 커진 반면, 우리나라는 내수가 둔화되면서 향후 통화정책 운용상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시장에서 예상하는 금리인하 시점은 빨라야 하반기다. 먼저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은 금통위가 7월을 시작으로 올해 세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번엔 확인된 것은 물가 둔화에 맞춰 금리를 인하한다는 연준의 입장이 견고하다는 점으로, 이는 금통위의 기조와도 부합한다"며 "당사는 상반기 말부터 물가둔화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요인이 일부 노이즈를 줄 수 있겠지만, 서비스물가 중심의 둔화흐름이 유효해 금리인하를 막을 정도의 영향은 없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금통위가 오는 7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연내 금리인하 횟수는 2회에 그칠 것으로 봤다.

하 연구원은 "FOMC에서 금리가 동결됐지만 시장금리가 내려갔다. 우리나라 입장에선 자체적인 대내경기만을 고려해 금리를 결정할 여건이 좀 더 형성됐다고 본다"며 "우리나라 역시 물가 관련 라스트마일이 남아있지만, 미국과 달리 내수가 부진하다. 물가 안정속도가 빠른 만큼, 하반기 경에는 인하 조건이 갖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금리인하가 한차례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7월 금리 인하를 예상한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떨어져도 올해 연말까지 2%에 수렴하긴 어려워 보인다. 해당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예상하고 있다"며 "한은 입장에서도 빠르게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가져갈 근거가 부족하다. 한번 이상 내리긴 좀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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