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여파에···주요 시중은행, 신용대출 잔액 1년 새 10조↓
고금리 여파에···주요 시중은행, 신용대출 잔액 1년 새 1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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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말 5대銀 103조6851억원···1년 전보다 8.6% 감소
고금리 상황에 빚 상환···은행권 '대출 문턱'도 높아져
신용대출 평균 신용점수 926점···작년 대비 11점 상승
은행 고객들이 국민·하나은행 등의 자동화기기(ATM)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은행 고객들이 국민·하나은행 등의 자동화기기(ATM)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의 신용대출 잔액이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금리로 인해 차주들이 빚을 상환한 데 따른 영향이다. 더구나 은행들도 연체율 상승 등을 이유로 안정적 수익이 보장된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달리 위험도가 큰 신용대출의 규모를 줄인 것으로 해석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103조6851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7760억원 줄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8.6%(9조8014억원)나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주담대 잔액이 537조964억원으로 한 달 새 2조7712억원 증가, 증가폭이 크게 줄었음에도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신용대출 잔액은 2021년 12월 이후 지난해 10월 한 달을 빼놓고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만 놓고 보면 1월 말 115조6247억원이었던 신용대출 잔액은 △2월 말 113조4865억원 △3월 말 110조9420억원 등으로 줄어들다 △4월 말(109조9314억원) 110조원 밑으로 내려왔다.

최근에는 이전에 비해 감소폭이 축소되긴 했으나, △10월 말 107조9424억원 △11월 말 107조7191억원 △12월 말 106조4851억원 △올해 1월 말 105조4611억원 등으로 여전히 우하향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이런 감소세가 이어지는 배경에는 길어지는 고금리 환경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 상승으로 빚을 상환하는 이들이 늘어난 데다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 침체가 맞물린 탓에 투자 수요 역시 줄었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여기에 은행권이 대출 문턱을 높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연체율 상승 등을 이유로 안전한 주택담보대출은 늘리는 반면, 위험도가 큰 신용대출 공급은 줄이는 방식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서며 신용대출 잔액이 쪼그라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5대 은행이 지난 2월 새로 취급한 일반 신용대출의 평균 신용점수는 926점을 기록, 1년 전보다 11점 가까이 높아졌다. 은행별로 우리은행이 939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하나은행(932점) △신한은행(930점) △농협은행(922점) △국민은행(907점) 순이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고금리·고물가로 빚을 갚지 못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주담대는 담보가 있다 보니 대출 위험이 적은 편이지만, 연체율이 오르는 시점에선 신용대출 공급을 선제적으로 줄여 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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