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위기에도···DL이앤씨, 올해 실적 전망 밝다
부동산 PF 위기에도···DL이앤씨, 올해 실적 전망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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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매출 2.3조, 영업익 8천억···시장 컨센서스 크게 웃돌아
"원가율 개선·플랜트로 성장세 기대"···안정적 재무관리 역량도 관심
"PF 구조조정 사이클 피할 건설사"···"DL이앤씨는 유동성 문제 없다"
디타워 돈의문 DL이앤씨 사옥 (사진=DL이앤씨)
디타워 돈의문 DL이앤씨 사옥 (사진=DL이앤씨)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올해 DL이앤씨의 실적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건설경기 악화로 영업이익은 하락했지만 주택 사업부문 원가 개선과 해외 플랜트 비중 확대에 힘 입어 매출은 기업 분할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하면서다. 특히 업계 전반에 확산된 태영건설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기 속에서도 안정적인 재무구조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연결기준 2023년 연간 매출은 7조9945억원, 영업이익은 3312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6.6% 증가했으며, 지난 2021년 분할 이래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은 건자재 가격 급등과 어려운 업황이 지속되며 전년 대비 33.4% 감소했다.

연간 실적은 부진했지만 지난해 4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했다. 회사의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2조3365억원, 영업이익은 8874억원으로, 각각 전분기보다 27.16%, 10.39% 늘었다. 지난달 31일 기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실적 컨센서스(매출 2조2151억원, 영업이익 1143억원)와 비교하면 훨씬 높은 수치다. 4분기 주택 원가율이 90%로 하락한 데다 토목과 플랜트 사업 분야 수주가 대폭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올해 실적 전망도 밝다. S-Oil 샤힌, 러시아 BCC 폴리머, 미국 골든트라이앵글, 싱가포르 스프링 프로젝트 등 해외 대형 플랜트사업에서 매출이 확대되며 지난해보다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왔다. 증권사들은 DL이앤씨의 2024년 실적 전망치로 매출 8조2000억~8조9000억원, 영업이익 4300억~5500억원을 제시하고 있다. 

올해 회사의 연간 실적 전망치(8조9940억원, 5280억원)를 비교적 높게 제시한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DL이앤씨의 경우 대형 수주 대비 매출 진행이 더뎠던 플랜트 부문에서 매출이 본격화되면서 연간 6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주택 부문도 점진적인 원가율 개선을 통해 이익 성장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회사도 올해 연간 목표를 지난해 실적보다 크게 높여 잡아 매출 8조9000억원, 영업이익 5200억원, 신규 수주 11조6000억원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DL이앤씨는 "올해 역시 건설업 전반의 경영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수주는 그동안 기조대로 수익성 높은 양질의 프로젝트를 선별해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특히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주택보다는 토목이나 플랜트 등 비중을 더 높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대감 속에서 회사의 안정적인 재무관리 역량에도 시장 이목이 쏠린다. DL이앤씨는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순현금 1조1000억원을 보유했으며 부채비율은 97.2%로, 업계에서 통상 건전성 기준이 되는 200%보다 한참 낮은 수준이다. 

특히 최근 부동산 업계에 확산하는 PF 보증 리스크 위험으로부터도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DL이앤씨의 PF 보증 대출잔액은 6082억원 수준으로, 비슷한 규모의 국내 건설사 가운데 최저 수준이다. 실제 같은 기간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중 상장사의 PF 보증 대출잔액을 보면 △현대건설 2조2616억원 △삼성물산 1조8271억원 △GS건설 1조7255억원 △대우건설 1조1107억원 등으로, 대부분 1조원 이상을 보유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PF보증 리스크로 신용등급이 줄하향되고 있는 다른 건설사들과 달리 DL이앤씨는 주요 건설사 중 가장 높은 'AA-' 신용등급을 유지하며 PF 리스크를 피할 가능성이 가장 큰 건설사 중 한 곳으로 꼽혔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DL이앤씨는 PF 구조조정 사이클을 비껴갈 수 있는 유일한 건설사"라며 "과거 외환위기, 미국발 금융위기 때에도 선제적으로 재무안정성을 관리하면서 외연을 확장했던 모습이 재연되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도 "PF와 관련해서 도급PF는 3150억원 규모인데 이마저도 시행사 신용공여라기보다 자체 사업의 후순위대출 신용공여"라며 "PF 관련 문제가 발생해도 내부 유동성으로 충분히 흡수가 가능하고 현금·현금성자산도 2조원 가량 보유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 우려하고 있는 유동성 문제는 DL이앤씨에겐 없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호황이나 불황 등 사이클에 구애받지 않고 보수적인 사업 기조와 함께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유지해 온 결과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매출이나 파이를 키우기 위해 무분별한 수주를 하기보다 이익이 확보되는 사업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하고 지급보증 등 신용공여도 엄격하게 진행하면서 부채비율 등이 보수적으로 관리된다"면서 "과거부터 이 같은 기조를 꾸준히 이어온 것이 하락기인 현재 재무 건전성 차원에서 긍정적인 지표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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