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떨어지면 되사드립니다"···건설사, 분양털기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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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매조건부 분양, 계약조건‧금리 안심보장제 등 금융 마케팅 활발
수도권 미계약 속출에 분양전망지수도 하락세···"수요자 잡기 사활"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분양시장 냉기류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으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설사들이 각종 마케팅에 나서며 분양 털기에 나섰다. 중도금 무이자는 물론 환매조건부 분양 등 분양 수요자를 잡기 위해 각종 계약 조건을 내걸고 계약률을 높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27일 SK에코플랜트가 오는 2026년 8월 준공 예정인 서울 강동구 주거용 오피스텔 '강동역 SK 리더스뷰'는 중도금 무이자 대출,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 계약금 5% 신용대출 이자지원, 계약 축하금 지원에 이어 '환매조건부 분양'까지 내걸었다. 환매조건부 분양은 입주 시점에 분양가보다 시세가 낮아질 경우 사업 주체가 해당 아파트를 되사주는 조건으로, 분양계약자 입장에서는 손실 위험을 낮출 수 있는 분양 방식으로 평가 받는다.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지방을 중심으로 종종 등장하는 방식인데 서울지역에서 이 같은 분양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사업자로선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시행사든, 시공사든 사업을 추진하려면 우선 분양을 시켜서 자금을 마련하고 융통해야 한다"면서 "분양가 대비 시세가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봤고 손해를 보지 않는 선에서 시장 상황과 사업별 상황에 맞춰 마케팅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계약조건 안심보장제와 금리 안심보장제를 조건으로 내걸은 단지도 여러 곳이다. 분양조건 안심보장제는 향후 분양조건이 변경되면 계약자 모두 똑같은 조건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며, 금리 안심보장제는 중도금 대출 시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오른 대출 금리에 대해서는 사업주체가 대신 부담하는 제도다.

㈜한화 건설부문은 인천 학익4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통해 공급하는 '포레나 인천학익'에 계약조건 안심보장제를 도입했다. 대우건설이 짓는 서울 동작구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도 중도금 무이자에 계약안심보장제를 조건으로 제시했다. 여기에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 중도금 30% 무이자 등도 지원하며 분양 수요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대전 중구에서 분양 중인 '힐스테이트 선화 더 와이즈'는 금리 안심보장제(4.9%까지 수분양자 부담)를 적용할 방침이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다양한 금융 혜택을 선보이며 마케팅에 나선 것은 분양시장 한파가 거센 탓이다. 지방 미분양은 물론,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수도권 단지마저 미계약이 속출하는 실정이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아이파크자이'(이문3구역 재개발) 미계약 물량 152가구 모두 지난 15일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9월 분양한 서울 구로구 '호반써밋 개봉'은 지난달 무순위 청약에 이어 이달 11일 미계약 물량인 48가구에 대해 다시 2차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작년 11월 공급에 나섰던 강서구 화곡동의 '화곡 더리브 스카이' 주상복합의 경우는 11차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일반분양분 75세대 중에 20세대가 1년이 넘게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남아 있다. 경기 부천 원종동에 공급된 '부천 원종 아이원시티'는 3차 무순위를 진행하면서 최소 8900만원에서 최대 1억2200만원에 달하는 할인분양을 단행했다.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도 하락세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12월 아파트분양 전망'을 보면 이달 전국 평균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전달보다 8.9포인트(p) 하락한 61.5로 네달 연속 감소했다. 서울은 90.5로 전달보다 2p 내리며 두 달 연속 하락했으며, 경기도는 올해 8월 108.7로 전망 최고치를 기록한 뒤 이달 71.8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업을 중단하거나 장기 지체할 경우 매몰비용이 커지는 만큼 '분양 밀어내기'를 하는 것인데 사업주체들은 현재 부동산 침체 속에서 투입된 돈을 회수하는 게 중요해졌다"면서 "분양사업도 손익분기점이 있어서 이를 넘길 정도로 팔면 어느정도 들고 있을 수 있지만 현재로선 분양 초기 시점에 자신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장 분양률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펴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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