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하이브리드차 도요타 프리우스는 어떻게 지속 성장했나?
'원조' 하이브리드차 도요타 프리우스는 어떻게 지속 성장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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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1세대 등장, 직병렬 하이브리드 시스템 넣어 높은 효율 뽐내
2세대는 2003년 출시, 유명 인사 애마로 노출되며 친환경차 대명사로 자리매김
3, 4세대 거치며 지난해 글로벌 누적 판매 500만대 달성···세대 거듭하며 상품성↑
(왼쪽부터) 프리우스 1세대, 2세대, 3세대, 4세대, 5세대 (사진=도요타)
(왼쪽부터) 프리우스 1세대, 2세대, 3세대, 4세대, 5세대 (사진=한국토요타자동차)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프리우스는 세계 최초 양산형 하이브리드차다. 이 차를 기점으로 '내연기관에 전기모터를 더하는 방식'은 유행처럼 번졌고, 각 업체들은 나름의 노하우를 적용한 하이브리드차를 시장에 풀기 시작했다. 도요타 본사의 한 작은 사무실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현 글로벌 자동차 산업을 움직이는 한 축으로 이어진 것이다.

1세대 프리우스는 지난 1997년 날로 심화되는 지구 온난화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결성된 프로젝트팀 'G21'에 의해 세상의 빛을 봤다. 10명의 기술자들로 구성된 이 팀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닌, 기존 내연기관의 장점을 살리면서 동시에 친환경성을 높인 자동차 개발에 역량을 기울였다. 이 과정에서 배출가스 없이 동력을 구현하는 전기모터가 새로운 동력원으로 떠올랐고, 전기 공급원으로 니켈수소 배터리가 적합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팀은 무려 80개에 달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 설계안을 검토했으며 그 중에서 엔진에 두 개의 모터를 결합한 직병렬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직병렬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최적의 효율을 확보하고자 저속에서 전기모터를, 고속에서 엔진을 돌리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이 세운 일본 기준 연비는 28.0km/ℓ, 당시로서는 경이로운 수치였다.

시장 반응은 뜨거웠다. 일본 출시 첫 해 3000대가 팔렸다. 월 판매 목표 대수의 3배가 넘는 기록이었다. 도요타는 기세를 몰아 2000년 선보인 1세대 프리우스 부분변경을 호주, 북미, 유럽 지역도 팔았다. 기름 냄새 풍기며 달리는 것이 미덕이었던 시절 난데없이 등장한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에 대해 당시 미국 뉴욕타임스는 "지금 당장의 영향력은 미미할지 모르지만, 결국 지구상에 모든 업체가 이 작은 차가 가는 길을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평했다.

2003년 글로벌 시장에 등장한 2세대 프리우스는 1세대에서 쓰였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선, 더 나은 성능과 효율을 제공했다. 특히 일본 기준 연비가 35.5km/ℓ에 이르며 유지비가 적은 차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여러 유명 배우의 애마로 노출되며 친환경차의 대명사로 이미지를 굳혔다. 판매량도 급증했다. 결과적으로 출시 5년 만인 2008년 누적 판매 100만대(1세대 모델 포함)를 돌파했다. 1세대 모델이 출시 후 단종까지 5년간 약 12만대가 팔린 것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성장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프리우스 1세대와 2세대 (사진=한국토요타자동차)
(위쪽부터) 프리우스 1세대와 2세대 (사진=한국토요타자동차)
(위쪽부터) 프리우스 3세대와 4세대 (사진=한국토요타자동차)

3세대 프리우스는 2009년 글로벌 시장에 출시됐다. 국내에도 같은 해 처음 소개됐다. 2세대 대비 크고 무거워졌지만, 공기역학계수를 낮추고 전기모터와 배터리 무게를 줄여 효율을 높였다. 여기에 실내 내장재로 식물성 소재인 바이오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등 친환경성을 강조하며 시장 경쟁력을 강화했다. 상품성을 개선한 덕분에 3세대 모델은 글로벌 하이브리드차 전성시대를 열었고, 2013년 단종 전까지 누적 330만대(1, 2세대 모델 포함)에 육박하는 기록을 세웠다. 5년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1~2세대 누적 판매의 2배 이상이 팔린 것이다.

2015년 하반기 글로벌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4세대 프리우스는 1.8 가솔린 엔진에 전기모터와 배터리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꾸렸다. 이전 세대와 같은 구성이지만, 주행 환경에 따라 여닫히는 그릴 셔터를 장착해 열효율을 38.5%에서 40%로 끌어올렸다. 연비 향상을 위해 보닛, 루프, 트렁크 높이를 각각 70mm, 20mm, 55mm를 낮추기도 했다. 이러한 상품성과 관련해 당시 영국의 인디펜던트는 "4세대 프리우스 뒤에 누가 남아 있는가? 수많은 경쟁자가 도전장을 내밀고 있지만, 20년간 쌓아온 기술력을 따라잡는 것은 역부족"이라고 했다. 이 차는 단종 전까지 누적 500만대(1, 2, 3세대 모델 포함)의 판매를 달성하며 이전 세대의 성공을 이어갔다.

현행 모델인 5세대 프리우스는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시장에 공개됐다. 2세대 TNGA 플랫폼을 적용해 4세대 대비 25mm 길고, 20mm 넓은 차체 크기를 지녔고, 실내를 운전자 중심으로 꾸며 운전자가 직관적으로 차의 각종 기능을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파워트레인은 2.0 하이브리드와 2.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두 가지다. 이 중 2.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도요타 사상 첫 유닛이다. 최고출력 223마력, 0⟶100km/h 6.7초를 발휘하고, 13.6kW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최대 64km를 배터리로만 주행이 가능하다.

사이먼 험프리스 도요타 최고브랜딩책임자는 5세대 모델에 대해 "프리우스는 기존 내연기관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모델이자 누구나 쉽게 탄소 배출 저감에 동참할 수 있는 접근 가능한 합리적인 친환경차"라며 "도요타는 친환경차가 대중화돼야만 환경에 기여할 수 있다고 믿으며, 이러한 관점에서 탄생한 차가 바로 5세대 프리우스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기차라는 새로운 대안도 중요하지만, 최선의 선택지가 아닌 만큼 도요타는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배터리 기술을 통해 다양한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는 전동화 라인업을 구축했으며, 그 중심에는 프리우스가 있다"고 했다. 

한편 한국토요타자동차는 13일 5세대 모델을 국내에 선보였다. 지난달 13일부터 22영업일간 거둔 사전계약대수는 약 700여대. 이에 대해 강대환 한국토요타자동차 상무 "예상보다 저조한 것이 사실"이라며 "차별화된 상품성을 통해 국내 도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차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형 프리우스의 국내 인증 연비는 2.0 하이브리드 20.9km/ℓ, 2.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19.4km/ℓ고, 가격은 △하이브리드 LE 3990만원 △하이브리드 XLE 4370만원 △플러그인하이브리드 SE 4630만원 △플러그인하이브리드 XSE 4990만원이다.

5세대 프리우스 2.0 하이브리드(왼쪽)와 2.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사진=한국토요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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