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창용 "현 금리수준, 충분히 '긴축적'···장기간 유지할 것"
[일문일답] 이창용 "현 금리수준, 충분히 '긴축적'···장기간 유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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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동결·장기화 언급···물가목표 내후년 예상
가계부채 문제 "절대액 아닌 비율로 판단해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통화정책방향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 "충분히 긴축적 수준이다. 얼마정도 오래 끌고 가느냐에 따라, 그 효과가 계속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먼저 금리동결 기간 중 물가 상승세가 가팔랐다는 질문에 "대부분 공급측 요인이나 농산물 가격과 유가에 많이 영향을 받았다. 앞으로 두세달 동안 물가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금통위가 금리 인상을 마무리 했냐는 질문에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 두어야 된다 하는 견해"라며 "다만 전원이 (높은 금리 수준을) 충분히 장기간 유지하면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까지 수렴하는지 지켜봐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었다"고 답했다.

반면 지난달 인하 의견은 철회됐다. 이 총재는 "지난 금통위에서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금통위원 1명의 의견은 철회됐다. 최근 불확실성이 많이 줄어든 만큼, 긴축으로 오래 가면서 물가를 안정시키자는 입장으로 바뀌셨다"고 설명했다.

'충분히 장기간'이란 표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몇개월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인플레이션 경로가 목표 수준으로 떨어질 때까지라는 조건부로 해석해 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불거진 가계부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먼저 이 총재는 "가계부채 증가 문제를 절대액으로 지적하는데, 지금 수준에서 가계부채 절대액이 늘어나지 않으면 오히려 성장률이 더 낮아지고 금융 불안을 일으킬 것"이라며 "한은이 원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GDP 대비로 떨어지는 모습이다. 중장기적으로 고쳐야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한은은 금리 인상을 마무리한 것인가?

△금통위원 6명 중 전원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그 수준에서 충분히 장기간 유지하면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까지 수렴하는지 지켜봐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었다.

다만 향후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해 4명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 두어야 된다 하는 견해다. 물가 경로가 상향 조정되고, 비용 상승 파급 효과의 지속성과 향후 국제 유가 움직임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아직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금통위원 중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된다고 말한 분이 계셨다. 해당 의견은 철회됐는가?

△지난 금통위에서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금통위원 1명의 의견은 철회됐다. 당시에는 하마스 전쟁도 있었고, 유가도 많이 오르는 등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굉장히 컸다.

다만 지금은 미국 통화정책의 인상 종료에 대한 인식이 더 많이 자리를 잡았다. 중동 전쟁도 여전히 예측하기 어렵지만 주변국들이 전쟁을 확대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는 인식이 잡혔다. 불확실성은 많이 줄어든 만큼, 긴축으로 오래 가면서 물가를 안정시키자는 입장으로 바뀌셨다.

-금리동결 기간 중 물가가 너무 높게 올라갔다. 현재 금리 수준이 여전히 긴축적이라고 보는지?

△지난번 물가 상승세는 대부분 공급측 요인이나 농산물 가격과 유가에 많이 영향을 받았으며, 앞으로 두세달 동안 물가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일시적 현상이기 때문에, 견해를 바꿀 정도는 아니었다고 판단한다.

금융상황지수를 보면 작년보다 더 긴축적인 수준이다. 최근 소비가 둔화되는 조짐이라던가, 부동산 가격이 조정된 것을 보면 금리는 충분히 긴축적 수준이다. 이를 얼마정도 오래 끌고 가느냐에 따라, 그 효과가 계속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통방문에서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지속'이란 문구가 '충분히 장기간 지속'한다는 문구로 수정됐다. 어느 정도 기간을 의미한 것인가?

△통상 '상당기간'을 6개월 정도로 생각하는데, 몇개월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6개월이 될 수도 있고 덜 될 수도 있다. 충분히 긴축 기조로 가져가기 위해 오해가 갈 수 있는 문장을 피했다.

'충분히 장기간'이란 표현은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충분히 수렴한다는 확신이 있을 때까지'라는 전제처럼, 인플레이션 경로가 목표 수준으로 떨어질 때까지라는 조건부로 해석해 주셨으면 한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물가목표 수렴 시기를 언제 정도로 보는지?

△우리나라의 경우 내년 말이나 2025년 초반 정도로 예측하고 있으며, 미국은 2025년 중후반으로 보고 있다. 근원 인플레이션을 보면 미국이 우리보다 1%포인트 정도 높아, 조금 더 빨리 가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다만 데이터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 달성 여부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크다.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은은 다른 기관 대비 1.4%란 수준을 먼저 예상했다. 수출 반등이 좀 늦었지만, 최근 한두달 IT를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 예측한대로 될 것 같다.

주목할 점은 오늘 한은이 내년 성장률을 2.2%에서 2.1%로 낮췄는데, 전일 OECD는 2.1%에서 2.3%로 올렸다. OECD가 한은보다 우리나라의 수출이 더 나아질 것으로 보는 것 같다.

-3분기 가계신용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 인상 효과가 무력한 것 아닌가?

△가계부채는 우리나라 금융 불안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중장기적으로 고쳐야한다는 입장을 한은이 많이 제기했다.

다만 가계부채 증가 문제를 절대액으로 지적하는데, 지금 수준에서 가계부채 절대액이 늘어나지 않도록 정책이 나오면, 오히려 성장률이 더 낮아지고 금융 불안을 일으킬 것 같다. 한은이 원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GDP 대비로 떨어지는 모습이다. 절대액이 아닌 비율이 낮아지는 것을 계속 봐주십사 한다.

-부동산 PF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우려가 크다.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작년 말 부동산가격이 떨어졌을 때 아파트 매매지수나 실물가격 지수가 20% 정도 하락했는데, 다시 올라가면서 지금은 고점 대비 14% 정도 낮아진 수준이다. 사실상 부동산가격 하락에 따른 위험은 많이 줄었다.

반면 높은 금리가 유지되면서, 그로 인한 부담이 증가할 것이다. 그래서 부동산 PF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부터 몇몇 작은 기관이나 건설사 등이 고금리 지속으로 문제가 생기면 하나씩 구조조정하는 과정이라고 본다.

-올 한해의 통화정책에 대해서 평가를 내리자면?

△임기가 끝나면 한꺼번에 말하겠다. 현재 전투 중이기 때문에, 지금 말씀드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러 문제들이 해결된 다음에, 말씀드리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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