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년 경제성장률 2.1%로 하향···"고금리에 내수회복 더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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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성장률, 1.4% '유지'···내년 성장률은 0.1%p↓
물가전망치 올해 3.6%···내년 2.6%로 상향
경상흑자 전망 300억달러···고용도 개선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한국은행이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로 하향 조정했다.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수출경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장기화된 통화긴축의 여파로 내수 회복이 예상보다 더딜 것이란 전망이다.

30일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8월 전망치와 같은 수준이다. 반면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1%로, 기존 전망치보다 0.1%포인트(p) 낮췄다.

한은 관계자는 "연초 부진했던 국내경기가 하반기 들어 수출을 중심으로 개선되면서, 올해 성장률이 당초 예상에 부합할 것"이라며 "내년에도 수출·설비투자 회복에 힘입어 개선흐름이 이어지겠지만,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회복 모멘텀 약화로 내년 성장률은 지난 전망치를 소폭 밑돌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수출 중심으로 경기개선···경상흑자·고용 '호조'

먼저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300억달러로 예상했다. 지난 전망치(270억달러)와 비교해 30억달러 늘어났다. 올해 분기별 경상수지 흐름을 살펴보면 △1분기(-46억달러) △2분기(70억달러) △3분기(141억달러) 등이다. 한은은 4분기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134억달러로 예상했다.

또한 내년 경상흑자 규모를 490억달러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비율은 올해 1%대 후반에서 내년에는 2%대 후반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한은 측은 "올해 하반기 중 경상수지는 수입 감소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출이 개선되면서 상반기보다 흑자 규모가 상당폭 확대됐다"며 "내년에도 글로벌 교역 회복 등에 힘입어 흑자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취업자수 증가규모는 올해 34만명, 내년 24만명으로, 기존 전망치(29만명, 19만명) 대비 상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실업률도 올해 2.7%, 내년 2.9%까지 올랐다.

한은 측은 "내수회복 모멘텀 약화 등으로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취업자수가 둔화되겠지만, 여성과 고령층의 노동공급이 지속되면서 그 속도는 당초 예상보다 완만할 것"고 예상했다.

◇비용압력 여파에 물가 전망은 '상향'···"11월 중 상당폭 하락"

다만 한은은 올해와 내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 2.6%로 전망했다. 지난 8월 전망치와 비교해 0.1%p, 0.2%p씩 높아진 수치다. 또한 2025년 물가상승률을 2.1%로 전망했다.

근원물가 전망치도 높아졌다. 한은은 올해와 내년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각각 3.5%, 2.3%로 제시했다. 이는 기존 대비 0.1%p, 0.2%p씩 상향된 수치다. 2021년 전망치는 2%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7월 2.3%까지 떨어졌으나, 국제유가 상승 여파 등에 10월 기준 3.8%까지 확대됐다.

다만 한은은 물가상승률이 11월 중 상당폭 낮아질 것이며, 국제유가가 크게 상승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내년 상반기 중 3% 내외로 점차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그간 비용인상 압력이 누적된 상황에서 8월 이후 공공요금 인상이 집중되고 중동사태 등 추가 공급충격이 발생하면서 일부 제품의 가격인상 움직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향후 물가 경로에는 국내외 수요부진 심화, 유가 하락 등이 하방리스크로, 중동전쟁과 그에 따른 유가급등, 비용압력의 파급영향 강화 등은 상방리스크로 각각 잠재됐다"며 "특히 가격조정이 집중되는 연말·연초에 예상치 못한 충격이 더해질 경우, 물가상방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높은 불확실성···원자재가격과 글로벌 제조업 '변수'

한편, 한은은 향후 성장경로 상에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변화, 국제유가 흐름, 중국경제 향방, 지정학적 갈등 전개양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한은은 불확실성이 가장 높은 원자재가격 추이와 글로벌 제조업 경기와 관련한 두 가지 대안적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먼저 지정학적 갈등이 다시 심화되면서 원자재가격이 상승하고 이차 파급효과가 확대될 경우, 내년 성장률이 1%대 후반(1.9%)까지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이때 물가상승률은 2.8%까지 상승하며, 현재 전망치(2.6%)를 다소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반도체 등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빠르게 반등할 경우 수출과 투자 회복흐름이 강화되면서 내년 성장률이 2% 초중반(2.3%)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현재 전망치(2.1%)를 웃돈다. 다만 물가상승률은 2% 중후반(2.8%)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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