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수출전망上] 침체 빠진 중국경제에 발목잡히나
[美·中 수출전망上] 침체 빠진 중국경제에 발목잡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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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中수출 113.6억달러, 0.2% 하락···수출 비중도 감소세
中 제조업, 두달 연속 '비관적'···對韓 수입도 20.1% 급감
첨단산업 확장국면 유지···"IT 경기 개선시 수출 회복 기대"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가 분주한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가 분주한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올 한해 우리나라 수출은 부진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다. 주요 교역국인 중국의 경기침체에 대중(對中) 수출 규모가 급감한데다가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경기 부진 등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무역적자가 쌓였다. 하지만 최근 AI 수요 증가 등으로 반도체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올해와 다른 전망이 예상되고 있다.

대미(對美) 수출은 최근 몇년 간 상승곡선을 그리며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이 중국에서 미국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새로운 분기점을 맞은 우리나라 수출 전선을 되짚어 보고, 내년 한 해를 전망해 본다.

3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1월 대중 수출액이 113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수출액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한은 관계자는 "컴퓨터 등 일부 품목의 수출이 개선됐지만, 부동산 경기 악화에 철강 수요가 감소했다. 건설 경기 부진과 제조업 수출 감소 영향으로 경유 수요도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의 11월 수출액은 2919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5% 늘었다. 이는 11개월 만에 마이너스 성장률에서 탈출한 것으로, 시장 예상치(-1.1%)를 웃돌았다.

반면 수입은 2235억4000만달러로 같은 기간 0.6% 감소했는데, 3.9% 성장을 기대했던 시장 전망치를 빗나갔다. 특히 우리나라로부터의 수입이 20.1%나 급감, 주요국 중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중국 수출 비중은 11월 기준 20.4%로, 지난해 말(22.8%) 대비 2.4%포인트(p)나 감소했다. 지난 2021년(25.3%)과 비교하면 5%p 가량 줄었다. 대미 수출 비중이 같은 기간 14.9%에서 19.6%로 4.7%p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는 중국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에서도 나타난다. 11월 중국 제조업 PMI는 4.94로 전월(49.5) 대비 소폭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는 2개월 연속 하락세로, 기준치를 하회했다.

PMI란 해당 업종의 구매관리자를 대상으로 경기상황에 대해 평가한 지표다. 통상 PMI가 기준치(50)를 상회시 향후 업권 경기가 긍정적일 것으로, 하회시 비관적일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중국 제조업 PMI는 중국 정부의 방역정책 전환 이후 코로나19 감염자수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12월 47까지 하락했다. 리오프닝 기대감이 확산된 지난 2월에는 52.6까지 상승했지만, 경기회복세가 더디다는 인식에 5월 들어 48.8까지 떨어진 바 있다.

주요 항목별로 보면 생산지수(50.7, -0.2p)가 기준치를 상회했지만, 신규주문(49.4, -0.1p)과 원자재재고(48, -0.2p) 등은 하회했다. 고용지수(48.1)는 소폭(0.1p) 개선됐지만, 여전히 기준치를 밑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북경사무소의 신동주 과장은 "제조업 PMI는 수출 둔화, 상품판매 실적 저조 등에 영향을 받아 개선세가 둔화됐다"며 "이 같은 흐름은 대내외 수요 여건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지 못한 점을 반영하고 있으며, 재고조정이 여전히 지속되는 등 기업의 생산량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산업연구원 관계자 역시 "중국의 중간재 자급률 상승, 수입시장 내 한국 경쟁력 약화 등으로 구조적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이 가운데 최근 중국 경기 회복 지연, 글로벌 IT 경기 부진 등 경기적 요인으로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실제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제조업체의 60% 이상이 시장 수요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요 부족은 중국 제조업 회복세를 제약하고 있으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중간재 수출 비중이 70%에 달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주목할 점은 업종별로 볼 때 제조업 경기가 양극화됐다는 점이다. 중국물류구매연맹에 따르면 11월 첨단기술 제조업 PMI는 51.2로 한달새 2p 상승, 확장국면으로 전환했다. 장비 제조업 PMI 또한 51.6로 한달새 0.9p나 올랐다.

반면 철강, 석유화학, 금속 등 에너지 고소비 업종의 PMI는 47.3까지 하락하는 등 제조업 내에서도 업종별 차별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양상은 반도체 중심인 국내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 첨단 제조업 분류는 컴퓨터, 통신, 전자와 같은 조립 가공 산업을 포괄한다"며 "대중 수출의 경우 반도체가 33%를 점하며, 중국에서 후공정을 거치거나 디바이스에 탑재되는 과정을 거쳐 선진국으로 수출되는 영향이 훨씬 크다. 이 부분만 살아나고 있다 해도 우리나라에 부정적이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산업연구원 관계자 또한 "반도체는 여전히 한국의 경쟁력 우위가 확인되고, 중국의 자급률이 낮은 수준이다. IT 경기 개선시 수출 회복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반면 내년 IT 경기 회복으로 인한 수출 증가세가 더딜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총수출액과 반도체 수출액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전 고점과는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며 "내년 중국 경기가 보다 강한 회복 모멘텀을 찾지 못한다면, 국내 수출액의 전고점 회복은 물론 수출 경기 개선세도 기대에 못 미칠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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