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美 신용등급전망 하향 속 혼돈의 외환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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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美 '안정적'→'부정적'···임시예산안 종료에 셧다운 우려↑
연준 내 엇갈림에 긴축 경계감 재부상···국채금리, 달러 재반등
CPI·소매판매 발표, 미중 정상회담 등 변수···1280~1350원 예상
미국 달러화. (사진=픽사베이)
미국 달러화.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최근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이 다시 1320원대로 올라섰다. 미국 국가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되면서 위험회피심리가 부상, 국채금리와 함께 달러 강세 흐름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한주(13~17일)는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소매판매 등 발표, 미중 정상회담, 임시예산안 종료 등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칠 굵직한 이벤트가 대거 예정됐다. 해당 이벤트를 소화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1320원을 중심으로 큰 변동성을 보일 전망이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1.2원 오른 달러당 1318.0원에 개장했다.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며 9시 40분경 1320원을 돌파한다.

이번주 외환시장의 주요 키워드는 불확실성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강등한다고 밝혔다. 다만 국가신용등급은 기존 수준인 'Aaa'를 유지했다.

하향 배경으로 무디스는 "미국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리스크가 증가했고, 이를 국가 고유의 신용 강점으로 더 이상 완전하게 상쇄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금리 기조 속 정부지출을 줄이거나 세입을 늘리려는 효과적인 재정정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무디스와 함께 글로벌 3대 신평사로 꼽히는 피치의 경우 지난 8월 미 신용등급을 'AA+'로 한 단계 강등한 바 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2011년 'AA+'로 강등한 뒤 현재까지 유지 중이다. 글로벌 3대 신평사 모두가 미 신용등급을 하향하거나, 하향을 예상한 것이다.

해당 전망엔 오는 17일 임시예산안 종료가 반영됐다는 평이다. 17일까지 후속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미 연방정부의 일부 업무가 중단되는 셧다운에 돌입하게 된다. 이 같은 우려가 반영되며 지난 10일 4.57%대까지 떨어졌던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현재 4.652%까지 상승한 상태다. 셧다운 리스크가 현실화될수록 국채금리가 큰 오름세를 보인 당시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평이다.

통화긴축을 둘러싼 연준내 의견차도 변수다. 지난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과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등의 인사가 현재 통화정책 수준이 충분히 긴축적인지 확신할 수 없다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반대로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등은 금리 인상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고 있다며, 추가 인상 없이 향후 금융상황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의견차에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둔화되고 있던 긴축 경계감이 다시 살아났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지난 10일 4.97%대에서 현재 5.07%선까지 반등했으며, 선물시장에서 예상하는 금리 인하 시점도 내년 6월(39.5%)로 미뤄진 상태다. 이에 달러인덱스도 지난 10일 105.25선에서, 현재 105.72선까지 상승했다.

인플레이션 경계감도 고조되고 있다. 오는 14일 10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둔 가운데, 시장에서는 물가상승률이 전월 대비 0.4%포인트(p) 하락한 3.3%를 전망하고 있다.

반면 근원 CPI 상승률은 전월과 같은 4.1%로 예상했으며, 10일 미시간대가 발표한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은 4.4%로 전월 대비 0.2%p 확대됐다. 오는 15일 미 생산자물가지수와 소매판매 발표를 앞둔 가운데, 이 같은 인플레이션 경계감은 외환 변동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같은날 개최되는 미중 정상회담 역시 주요 변수다. 최근 가장 큰 이슈인 중동전쟁과, 대만문제 등이 주요 화두가 될 전망이다.

종합하면 이번주 외환시장은 CPI 등 미 경제지표 발표, 미중 정상회담, 임시예산안 종료 등의 주요 이벤트를 소화하며 급격한 변동장세가 예상된다. 재부상한 물가 상승우려와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등 역시 경계감을 높여 위험통화인 원화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미 국가신용등급 하향 전망 등을 통해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지난 3분기처럼 국채금리 오름세에 의한 달러 강세를 연출할 배경이 갖춰졌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도 강보합 흐름이 전망되며, 예상밴드는 1280~1350원이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리서치팀장 : 1300~1335원

주말새 무디스가 미국 신용등급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가운데, 11월 미시간대 기대인플레이션이 예상치를 상회하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됐다. 여기에 미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 등으로 이번주 원·달러 환율의 상승 우위 흐름이 예상된다.

다만 미 10월 CPI 등 주요 경제지표 발표 경계감과 미 연준 금리인상 종료 기대감에 상승폭은 제한되며 강보합권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 저가 매수세가 추가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 1300~1350원

FOMC나 고용지표 등 환율에 하방 압력을 미칠 이벤트는 이미 소화됐다고 본다. 주요국 통화가치도 올랐고, 원·달러 환율도 1300원까지 내려왔던 만큼 일부 되돌림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대로 이번주 예정된 이벤트는 상승압력을 키우는 쪽이다. 미국 물가지표 발표를 앞두고 경계심이 강해질 것이며, 중국 실물지표 발표를 앞둔 가운데 중국 경기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졌다. 이는 원화 절하 요인으로 작용해, 환율 강보합 흐름을 이끌 것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 1280~1350원

이번주는 외환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다양한 이벤트가 대기 중이다. CPI와 미중 정상회담, 임시예산안 종료를 앞둔 정국 등은 미국채 금리는 물론 달러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무디스가 재정건전성과 미국 정쟁 등을 이유로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한 상황에서, 미국 정치 이슈로 인한 변동성 확대 리스크를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이밖에 엔화 가치가 다시 전고점을 경신할지도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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