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1기획/건설]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인공물···'부르즈 할리파' 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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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층 전망대에선 사막에 펼쳐진 두바이 도시전경 한눈에 볼수 있어
초고층 빌딩 짓기 위해 펌프·특수 콘크리트·시공법 개발한 삼성물산
오피스·호텔·쇼핑센터 연결로 등 복합시설 관광객 유치에 도움 될 듯
(왼쪽) 삼성물산이 시공한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의 전경. (오른쪽) 부르즈 할리파 125층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두바이 도시의 모습. (사진=박소다 기자)
(왼쪽) 삼성물산이 시공한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의 전경. (오른쪽) 부르즈 할리파 125층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두바이 도시의 모습. (사진=박소다 기자)

[서울파이낸스 (두바이) 박소다 기자] 가장 높은 곳에 서고 싶었다. 여긴 중동의 허브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의 부리즈 할리파. 첨탑을 포함해 높이 829.8m로 현존하는 인류 역사상 가장 높은 건축물이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555m로 그 높이를 가늠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보다 더 높은 건물을 짓는다 하는데, 부리즈 할리파를 지어낸 삼성물산 등 국내 건설사도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높이가 1㎞ 이상인 제다타워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지상 168층, 높이 1008m로 건설된다. 추정 공사비용만 12억3000만 달러(1조6000억 원)다.

22일 기자가 방문한 부르즈 할리파는 건재했다. '와르르 와르르' 툭하면 무너지는 국내 아파트 등 붕괴 사건사고에 부르즈 할리파의 기술이 다시 궁금했다. 부르즈 할리파는 국내기업인 삼성물산이 지어 대한민국의 건설 기술력을 뽐낸 기념비적인 건축물이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면 건물 1층에 부르즈 할리파의 건설 과정을 기념하는 공간이 있다. 당시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일을 하는 모습의 사진 전시, 높이 별 공정 내용, 브루즈 할리파의 얼굴들(People of  Burj Khalifa·건물을 위해 활약한 사람들)을 확인할 수 있다. 

부르즈 할리파 지반 공사는 직경 1.5m 깊이 50cm길이 콘크리트 말뚝을 192본 설치하고, 3.7m 두께의 초고강도 콘크리트 판을 대 큰 하중에도 안전하도록 설계됐다. 힘을 받는 주요 부분은 내진에 강한 RC코어 구조와 벽식 혼합 공법으로 지어졌다. 철골 구조에는 T-수평저항시스템·두께 600~800mm 수준의 RC코어 윙월(wing wall)이 들어가고, 외주부 Mega Colimn는 바람에 의한 건물의 변형을 막는다. 또 꼭대기 부근에는 무거운 추를 달아 25cm씩 좌우로 흔들리며 균형을 잡는 구조로 설계돼 초고층 빌딩의 위험성을 덜었다.

특히 기자의 눈에 띈 건 'A tower is born(타워가 탄생하다)' 글의 제목 바로 아래 주 계약자로 삼성이 가장 첫 번째로 언급된 부분이었다. Arabtec(아랍에미리트 사), Besix(벨기에 사)와 합작해 타워 시공 작업을 시작했다고 쓰여있다. 

건물 높이 별 공정 당시 내용이 자세히 적혀 있는데, 특히 500m를 넘어가는 지점부터는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시공했다. 디자인을 실제로 구현하기 위한 건설 신기술·공법 등은 오로지 시공사의 몫이다. 이러한 초고층 빌딩을 짓기 위해서 당시 삼성물산의 콘크리트 압송 공법이 꼭 필요했다. 

여기에는 재밌는 일화가 있다. 1992년 말레이시아에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페트로나스 트윈 타워) 시공 사업이 진행 중이었는데, 이는 쌍둥이 빌딩으로 삼성건설(현재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주축으로 2번 타워를, 일본 건설사가 1번 타워를 건설 중이었다. 이는 미묘한 한일간의 자존심·기술 경쟁장이 되었고, 이 과정에서 삼성물산은 독일의 펌프회사와 협력해 콘크리트를 최상부까지 쏘아 올릴 수 있는 펌프를 개발하게 된다. 

당시 고층빌딩을 시공할 때에는 콘크리트를 담는 통을 중간층까지 크레인으로 올린 뒤 다시 펌프를 이용해 고층 타설 지점까지 압송하는 방식을 사용했으나, 개발된 펌프의 힘으로 저층에서 최상부까지 바로 콘크리트 압송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로 인해 삼성은 초고층 타워의 한 개층을 올리는 데 일주일이 걸리는 일본을 제치고 '4.5'일 만에 한 개층을 올려 먼저 준공하게 되며, 초고층 건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건설사로 자리잡는다. 이 4.5일은 부르즈 할리파에서 '3일'로 한번 더 단축됐다. 

건물 기념 전시 공간에서 만난 대만 관광객은 "전시를 보니 건물 하나를 짓기 위해 얼마나 많은 전문가들이 노력해 왔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이 건물을 지었다는 걸 이미 알고 있던 그는 "이 다음 전 세계서 가장 높을 빌딩도 한국이 짓지 않겠냐"고 기대했다.  

한 대만인은 "우리나라(대만)의 가장 높은 건물도 한국 회사가 지었어요. 부르즈 할리파에 와보니 한국 건설산업이 대단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낀다"고도 했다. 삼성물산은 부르즈할리파 이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인 대만 ‘타이페이금융센터’(508m)도 지은 경험이 있다. 

부르즈 할리파는 2009년 완공된 163층·828m높이의 건물로 약 1만 실의 호텔 객실과 주거 약 580세대, 약 2000여 개의 오피스와 쇼핑 브랜드가 입주해 있다. 

이른 아침에도 전망대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줄이 길게 서 있었다. 안전상 엘리베이터는 창문을 없애고 전면 LED화해 영상콘텐츠로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주었다. 또 세계서 제일 빠른 속도 엘리베이터는 55초만에 125층으로 사람들을 데려다줬다.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전망대에 나가니 두바이의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사막에 콘크리트를 부어 지어졌다는 말 그대로 고층 빌딩 도시숲의 사이 사이와 외각엔 모래 들판이 펼쳐져 있었다. 

전망을 구경하던 남아프리카 관광객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라는 것이 주는 의미가 큰 것 같다"며 "건물이 단순하지 않고 비대칭적으로 층수가 올라가는 모양이 특히 아름답다"고 말했다. 

부르즈 할리파는 사막에 피는 '스파이더 릴리' 꽃을 단면으로 자른 모습을 형상화 한 디자인이다. 특히 날개 세 개가 건물을 둘러서 감싼 모양으로, 바람이 건물에 부딪힐 때 회오리치도록 만들어 사막 모래가 건물에 머물지 못하고 꼭대기로 나가도록 설계·디자인된 부분이다.

(왼쪽) 부르즈 할리파 전망대에서 사람들이 전망을 구경하고 있다. (오른쪽) 건물은 두바이 몰 쇼핑센터와 연결돼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박소다 기자)
(왼쪽) 부르즈 할리파 전망대에서 사람들이 전망을 구경하고 있다. (오른쪽) 건물은 두바이 몰 쇼핑센터와 연결돼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박소다 기자)

부르즈 할리파는 두바이 몰과 연결돼 있다. 두바이 몰은 축구장 50개 크기인 약 510만㎡ 면적의 복합 쇼핑센터로, 마치 롯데월드 타워와 롯데월드몰 쇼핑센터와 비슷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다양한 쇼핑거리와 볼 거리·호텔·레스토랑 등이 어우러져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확실히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이는 현재 서울시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복합개발 사업을 연상케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용산국제업무지구, 동서울터미널 일대, 잠실 등에 세계 최고 수준의 복합개발공간·건물을 짓겠다고 밝혔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녹지생태도심을 실현하기 위해 대지면적에 약 50%를 녹지로 만들고, 탄소제로·100%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친환경 복합개발공간으로 추진한다. 동서울터미널 일대는 버스터미널과 철도차량기지를 지하 및 저층에 두고 지상은 수직 개발해 스타필드·오피스·40층 야외전망대 등을 가진 건물로 짓는다. 잠실은 메이저리그에 버금가는 돔구장과 이를 누워서 직관할 수 있는 호텔·컨벤션 센터 등이 자리한 세계적 수준의 '스포츠·마이스 복합단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두바이는 미래 도시다. 2007년부터 7년 마다 장단기 발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30년까지 신축 건물의 25%를 3D 프린팅으로 짓겠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어 석유고갈에 대비한 미래도시 두바이 발전상은 앞으로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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