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원 요금제' 사라지자 알뜰폰 하반기 성장 둔화···'로밍' 등 대응책 마련
'0원 요금제' 사라지자 알뜰폰 하반기 성장 둔화···'로밍' 등 대응책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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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0원 요금제', 3달만에 100개→3개,
지난달 알뜰폰 순증 가입자 17% 이상 감소
알뜰폰 사업자들, 해외 로밍 등 서비스 고도화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서대문역 인근에 문을 연 '알뜰폰 스퀘어' (사진=서울파이낸스DB)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서대문역 인근에 문을 연 '알뜰폰 스퀘어'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국내 알뜰폰(MVNO) 시장이 가입자 800만명을 넘어서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지난달부터 알뜰폰 업계가 경쟁적으로 내놓던 '0원 요금제'가 사라지고, 월 순증가입자 증가폭이 둔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알뜰폰 업계도 해외 로밍 등 서비스 고도화를 통한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1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알뜰폰 휴대전화 가입자 수는 809만48명으로 전월 대비 약 1.9% 증가했다. 이는 차량용·사물인터넷(IoT) 등을 제외한 고객용 휴대전화 가입자만을 집계한 수치다.

통신시장 내 점유율도 지속 늘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약 44만1465명의 이용자가 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했다.

다만 알뜰폰 업계는 이같은 성장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지긴 어려울 수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알뜰폰 업계는 올해 2분기부터 통신사에서 받는 보조금을 활용한 '0원 요금제'를 통해 가입자를 적극 유치해왔다. 하지만 통신사의 알뜰폰 사업자 대상 판매장려금 축소로 낮은 요금제 서비스를 지속하기 어려워졌다.

0원 요금제는 상품에 따라 6~12개월간 무료로 제공되며, 이 기간이 종료되면 2~4만원 대 요금을 부과하는 요금제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운영하는 '알뜰폰 허브(Hub)'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약 100여개에 달했던 0원 요금제는 이날 기준 △티플러스 'The완전 마음껏 7GB+' △이지모바일3 '이지 10GB+1' △아이즈모바일 'L톨' 등 3달 만에 3개로 대폭 감소했다.

0원 요금제 축소는 알뜰폰 가입자 증가세 둔화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실제 지난 6월 0원 요금제 축소가 이어진 이후 지난 7월 알뜰폰 순증 가입자 수는 21만8000명으로 전월 대비 17.9% 감소했다.

알뜰폰 업계는 자체 서비스 고도화, 기존 사용자 불편사항 개선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여름 휴가철 해외 출국자가 증가하며, 그간 불편 사항 중 하나로 꼽혔던 해외 로밍 서비스 확보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카카오의 알뜰폰 계열사 '스테이지파이브'는 14일 야놀자와 협업을 통해 기존 '핀다이렉트 로밍'보다 나아간 형태의 로밍 서비스를 연내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핀다이렉트 로밍'은 24시간 로밍 전문 상담, 합리적 로밍 요금, UX(사용자 경험) 등 편의성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출시 후 누적 조회수 74만명을 기록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KT엠모바일은 로밍 서비스 선택 폭 확대를 위해 지난 10일 해외 유심 브랜드 '심크루'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유심은 기존 이통 3사 로밍 가격 대비 최대 80% 저렴한 요금이 특징이며, 기본 데이터 소진 후 초과 과금 없이 무제한 데이터 사용도 가능하다.

또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의 알뜰폰 '티플러스'도 지난달 해외 현지 유심 칩 교체 등 불편함을 해소한 e심 데이터 로밍 브랜드 '티플로'를 출시하고 최저가 상품 판매를 진행했다.

그간 알뜰폰 업체는 해외 로밍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이동통신 3사의 일부 로밍 요금제를 가져와 부가서비스 형태로 판매했기 때문에 로밍 요금제가 없거나 비용이 높은 경우가 많았다.

다만 과기정통부가 지난 5월 통신시장 경쟁 촉진 활성화의 일환으로 연내 로밍 요금 인하, 알뜰폰 로밍요금제 선택권 확대를 주문하자 자체 로밍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0원 요금제의 경우 통신 3사 인센티브 의존도를 높이고 출혈경쟁을 불러온 만큼, 알뜰폰 사업자들도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다만 로밍 서비스는 아직 소규모 알뜰폰 업체가 하기 어려운 환경인 만큼, 알뜰폰 업체의 로밍요금제 선택권 확대와 로밍요금제 인하 등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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