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알뜰폰' 빗장 풀렸지만···직접 진출보다 제휴 택한 은행,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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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프리텔레콤과 제휴 통해 'NH올원 요금제' 출시
하나銀·신협도 제휴 택해···'막대한 비용·인력 소모' 우려
(사진=NH농협은행)
(사진=NH농협은행)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시중은행들이 비금융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알뜰폰 사업을 본격화한 KB국민은행을 비롯해 하나은행, NH농협은행도 알뜰폰 사업자와 제휴 요금제를 선보이며 관련 사업에 간접적으로 발을 담그는 모습이다.

다만 정작 직접 진출에 대해서는 시큰둥한 분위기가 여전히 짙다. 당국의 별도 허가 없이 알뜰폰 사업에 나설 수 있게 됐으나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시스템 신규 구축 외에도 수익성이나 가입자 확보 등 측면에서 득보단 실이 많을 것으로 판단, 제휴 형식을 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지난 21일부터 모바일 플랫폼 NH올원뱅크에서 'NH올원 요금제' 가입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번 서비스는 알뜰폰 사업자 프리텔레콤과 제휴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제휴 기간은 1년으로, 별다른 이유가 없다면 1년 단위로 자동 갱신이 이뤄질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NH올원 요금제는 기존 통신사 제한 없이 NH올원뱅크 메인화면 하단 '생활+'에서 가입할 수 있으며, 평생할인 요금제(월 4900원~1만2100원), 무제한 요금제(1만2100원~3만1900원), 시니어·주니어 요금제(3600원~6600원) 중 선택할 수 있다.

당초 업계에선 금융권의 통신시장 진출 길이 본격적으로 열리게 된 만큼 농협은행이 알뜰폰 시장에 직접 진출할 것이란 시각이 있었다. 앞서 금융위원회가 지난 4월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 리브엠을 은행의 부수 업무로 지정함에 따라 다른 은행들도 원할 경우 특례 없이 알뜰폰 사업에 나설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다만 농협은행은 제휴 쪽으로 검토를 해온 만큼, 전략 수정 없이 '제휴 방식'으로 알뜰폰 시장에 발을 들였다. 이번에 알뜰폰 요금제 서비스에 나선 것도 수익성보단 NH올원뱅크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이 크다.

지난 2020년부터 디지털금융 플랫폼 전환을 추진해 온 농협은행은 간편뱅크 기반의 올원뱅크를 카드·보험·증권 등 종합금융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고객 중심 슈퍼앱'으로 재탄생 시킨다는 계획이다. 알뜰폰 서비스 제공도 소비자 편익 차원이라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다른 은행들도 간접적인 방식을 통해 알뜰폰 시장에 접근하는 추세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 3월 알뜰폰 요금제 비교 플랫폼인 고고팩토리와 요금제를 출시했고, 상호금융인 신협중앙회는 올 2월 한국케이블텔레콤(KCT)과 제휴해 알뜰폰 요금제를 선보이기도 했다.

신한은행도 상생금융 차원에서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이 요금제를 판매할 수 있게끔 KT엠모바일, 세종텔레콤, 스테이지파이브 등 알뜰폰 업체와 제휴를 맺고, 신한 '쏠' 채널을 열어둔 바 있다. 현재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배달앱 '땡겨요' 등에 더욱 집중하고자 지난 6월 해당 제휴를 종료한 상태다.

은행권은 알뜰폰 시장이 점차 커질 것이란 데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직접 진출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큰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란 인식이 있는 데다 후발주자로서 가입자 확보가 더딜 것이란 우려가 반영되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업성 등 여러 요인을 따져봤을 때 알뜰폰 사업이 크게 매력적이진 않다는 게 내부 의견"이라면서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향후 진출할 수도 있지만 당장 직접 진출을 검토하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알뜰폰 시장에 직접 진출할 경우 시스템 신규 구축 외에도 운영 인력비, 마케팅 비용 등 운영에 대한 막대한 비용과 인력 소모가 예상된다"면서 "특히 알뜰폰 요금제 이용자의 경우 의무약정 기간이 없어 비알뜰폰 통신사보다 요금제 또는 통신사를 자주 이동하려는 성향을 보이기 때문에 시장에 직접 진출하기 보다는 제휴를 통해 시장 흐름에 유연하게 대응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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