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만 19세와 20대의 빚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연령 특성상 직업이 없거나 고용이 불안한 청년층이 전세나 월세대출을 받은 뒤 이자조차 제때 갚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소득 기반이 약한 청년층의 과도한 빚이 금융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국내 19개 은행의 연령별 주택담보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만 20대 이하 연령층의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은 0.44%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3분기 말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사실상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게 은행권 설명이다. 2018년 이전에는 연령별 연체율을 따로 제출하지 않았는데, 최근 5년 새 부동산가격 급등, 저금리 등으로 청년층의 대출과 연체액이 급증한 만큼 연체율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20대 이하 주담대 잔액은 6월 말 34조2500억원으로 2018년 9월 말(13조4700억원)의 2.54배에 이른다. 같은 기간 해당 연령대의 연체액도 200억원에서 7.5배인 1500억원으로 뛰었다.

30대·40대·50대·60세 이상 연령층의 연체율은 2분기 말 기준 각 0.17%, 0.21%, 0.20%, 0.21%였다. 30대의 경우 2019년 3분기 말 0.17%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높았고, 40대는 2019년 4분기 말 0.21% 이래 최고 기록이었다. 50대와 60대는 각각 2020년 2분기 말 0.20%, 같은 해 1분기 말 0.22% 이후 최고점을 찍었다.

특히, '20대 이하' 연령층을 세분해 '19세 이하'와 '20대'로 나눠보면, 19세 이하의 주담대 연체율은 올해 2분기 말 20.0%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1분기 말까지 줄곧 0%였던 19세 이하 연체율은 지난해 2분기 말 12.5%에서 1년 사이 7.5%p(포인트)나 뛰었는데, 이는 주택금융공사 보증부 청년 전·월세대출 정책 금융상품의 영향이 크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경제 취약계층인 청년층의 전세보증금과 월세를 지원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이 상품은 만 19~30세 청년 가운데 무소득자도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연체 발생 가능성이 커 일반 시중은행들은 판매에 소극적인 반면,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는 전체 청년 전·월세대출 상품의 약 60% 이상을 취급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의 19세 이하 주담대 연체율은 6월 말 27.0%까지 치솟았고, 나머지 은행들의 19세 이하 연체율도 4.2%로 높아졌다.

김현경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