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뉴스] '절반의 성공' 강석훈 산은 회장, 리더십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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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22년 만에 민영화···해묵은 과제 해소
항공사 합병·건전성 악화·부산이전 갈등 '첩첩산중'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은행)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이달 취임 1주년을 맞은 강석훈(58) 산업은행 회장을 두고 평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을 22년 만에 민영화하고 쌍용차 매각 매듭을 짓는 등 해묵은 구조조정 과제를 해결한 소방수란 평가가 있는 반면 본점 부산이전을 둘러싸고 1년째 조직 내 갈등을 봉합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리더십·소통 부재란 평가가 동시에 나온다.

강 회장은 지난해 6월 7일 산업은행 회장으로 임명됐다. 박근혜 정부 경제참모였던 강 회장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를 거쳐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당선인 정책특보를 지내는 등 현 정부와 가까운 인사로 분류된다. 이같은 이력으로 취임이 1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총선출마설, 2기 내각설 등이 심심치 않게 흘러나왔다.

지난 1년 중 최대 성과는 '대우조선해양 민영화'다. 그는 '신속 매각' 원칙을 바탕으로, 취임 직후인 지난해 9월 관리 기업인 대우조선을 한화그룹에 매각하겠단 계획을 기습 발표했다. 대우조선이 지난 2001년 워크아웃(재무개선작업) 이후 산업은행 관리체제 아래 놓인지 21년 만의 일이었다. 이후 대우조선은 올해 4월 공정위의 조건부 합병 승인과 지난달 23일 이사회 등을 거쳐 한화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이했고, '한화오션'이란 이름으로 새출발했다.

기업회생절차에 있던 쌍용자동차 매각도 매듭지었다.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며 만년 부실에 허덕이던 쌍용차는 지난해 8월 KG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이했다. 법정관리를 종료하고 KG모빌리티로 새출발한 쌍용차는 올해 신차 흥행을 발판으로 흑자 전환을 이뤄내기도 했다.

지난해 하반기 레고랜드발(發) 채권시장 경색으로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때 산업은행은 13조6000억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화 프로그램을 담당, 시장의 소방수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올해 초에는 '아랍에미리트(UAE) 300억달러(약 39조원) 규모 투자협력 네트워크'의 중심이 돼 맞춤형 지원을 꾸리는데 앞장섰다.

반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HMM 지분·KDB생명 매각, 한전 적자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 본점 부산이전 갈등 격화 등 해결되지 않은 현안 또한 산적하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의 경우 합병 계획을 발표한지 2년이 다 되도록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해외 경쟁당국 13개국 중 10개국에서 두 항공사 간 기업결합 심사를 완료했고, 미국·유럽(EU)·일본의 심사만 남은 상태다. 그러나 해당 국가들 가운데서 두 항공사 합병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합병 플랜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전력 적자로 악화된 재무구조도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다. 산업은행은 한전 지분 32.9%를 보유하고 있어, 한전이 적자를 내면 지분법상 손실인식이 불가피하다. 한전은 지난해에만 24조4199억원의 순손실을 냈는데, 그 영향으로 산업은행의 BIS비율이 2020년 말 15.96%에서 올해 1분기 말 13.11%로 2.85%p(포인트)나 하락했다. 금융감독원의 BIS비율 권고치 13%를 겨우 넘긴 것이다.

금감원 권고치를 상회하긴 했으나 산업은행이 대한민국 최대 정책금융기관으로서 국내외 산업 성장·투자 등을 뒷받침하려면 BIS비율을 끌어올려야 한다.

이를 의식하듯 강 회장도 지난 20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과 함께 성장하는 글로벌 금융리더, 더 큰 KDB'라는 산업은행의 비전을 달성하기에는 현재의 13%대 BIS비율로는 부족하다"며 "산업은행 자체적으로는 7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더 발행하고 배당에 대해서도 산업은행의 특수성을 고려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하는 등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 숙제로 꼽히는 본점 부산이전의 경우 국토교통부가 산업은행을 이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면서 행정적 절차는 마무리됐지만 최종적으로는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

문제는 본점을 이전하더라도 조직 내 갈등 해결은 요원해 보인다는 점이다. 조직 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본점 이전을 강행하려는 강 회장과 강 회장의 이런 행보에 제동을 걸고 있는 노동조합 측의 강대강 대치가 1년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본점을 이전해야 하는 합리적 이유를 모색하자는 노조를 상대로 강 회장이 '본점 이전'을 전제로 대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논의 진척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취임 1년 만에 다양한 성과를 이뤘음에도 리더십이 도마에 오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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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주의 2023-07-07 05:47:30
전기요금 계속 누르면 산업은행 파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