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 중국 CDFG 참전···국내 업계 '부담'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 중국 CDFG 참전···국내 업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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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과 일반기업 사업권 경쟁, 국부 유출 가능성 우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모습. (사진=이지영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이 인천국제공항 면세사업권 입찰에 뛰어들면서 국내 업계의 부담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자금 동원 능력이 막강한 CDFG가 인천공항 면세사업권을 거머쥘 경우 국부 유출 우려도 나온다. 

인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전체 7개 면세사업권 입찰 가운데 일반기업 몫인 DF1~5에 호텔롯데, 호텔신라, 신세계디에프, 현대백화점면세점, CDFG 등 5곳이 뛰어들었다. 중소·중견기업 대상인 DF8~9에는 경복궁면세점, 시티플러스, 디에스솔루션즈 등 3곳이 참가했다.  

인천공항의 면세사업권은 기간이 5년에서 10년으로 길어졌고, 여객수당 임대료 산정 방식이 새로 도입됐다. 이에 업체 간 임대료 평가 항목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이번 입찰은 일반기업 사업권의 경우 △1·2구역(향수·화장품·주류·담배) △3·4구역(패션·액세서리·부티크) △5구역(부티크) 총 5개다. 1~2구역은 1그룹, 3~5구역은 2그룹으로 구분한다. 5개 구역 입찰에 중복으로 참여할 수 있지만 같은 그룹 내에서 중복 낙찰은 불가능하다.

호텔신라와 신세계디에프는 1~5구역 모두 제안서를 냈다. 반면 호텔롯데는 3개 구역, 현대백화점면세점은 1개 구역에 대한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CDFG는 1~4구역에 제안서를 낸 것으로 전해진다. 산술적으로 따져보면 CDFG는 최대 2곳의 면세사업권을 따낼 수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1차 심사에서 사업 계획 점수 60%, 가격 제안 점수(임대료) 40%를 반영해 복수 업체를 선정한다. 2차 심사에서는 임대료 40%, 사업 계획 10%를 반영하고 관세청이 특허심사점수 50%를 합산해 고득점 업체를 최종 선정한다.

국내 면세 업체들은 CDFG의 국내 시장 진출을 두고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자본력을 갖춘 CDFG가 가장 높은 입찰가를 써냈을 것이란 데 무게가 실리고 있기 떄문이다. CDFG는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2020년부터 세계 면세 시장 1위를 지켜왔다. 2021년 기준 CDFG의 매출은 93억6900만유로(약 12조원)로 2위 롯데면세점(40억4600억유로)과 3위 신라면세점(39억6600억유로)을 크게 웃돈다. 

업계에서는 CDFG가 인천공항 면세사업권 사업권을 획득해 향후 시내 면세점까지 진출할 경우 외화 유출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이미 CDFG가 인천공항 면세점 입점이 현실화되면 자국민 수요를 흡수해 국내 면세점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중국 보따리상(따이궁)을 수요를 가져갈 것이란 판단에서다.

국내 업계 한 관계자는 "인천공항 입찰 심사는 40%가 임대료(입찰가)일 정도로 금액 비중이 커서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CDFG가 높은 가격을 써냈을 확률이 높다"며 "CDFG가 임대료만으로 우리나라 관문인 인천공항 면세점에 진입하는 것도 그 취지에 맞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CDFG가 인천국제공항에 진입하면 시내면세점 진출도 수월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면세점은 해외 관광객 유치와 국내 상품 수출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데, 중국 기업이 과연 그 역할을 수행해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국내 업계 다른 관계자도 "향후 CDFG가 인천공항에 이어 시내면세점까지 진출하게 되면, 중국 단체 관광객을 CDFG로 몰아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에 따라 한국 면세 시장의 경쟁력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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