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매수주체 실종…1800P 지켜낼까?
증시 매수주체 실종…1800P 지켜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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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 하회 가능성 높다"

[서울파이낸스 박선현 기자]<sunhyun@seoulfn.com>국내 주식시장의 부침이 심화되고 있다. 서브프라임의 악몽이 채 가시지도 전에 이번엔 유가가 말썽이다. 22일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는 135달러를 경신, 사상최고액을 갈아 엎었다.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130달러를 상회하고 있어 상승추세가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중론. 이에 시장에서는 ‘제3차 오일쇼크’ 가능성까지 제기된 상태다. 더 큰 문제는 국내 주식시장의 수급주체가 실종되고 있는 것. 지수가 하향 곡선을 탈 때마다 적극적인 ‘사자'로 지수를 지탱했던 기관은 펀드자금유입 둔화로 지수방어능력을 상실했다. 이에, 증시 전문가들은 “고유가 여파에 단기적으로 1800선이 밀릴 수도 있다”며 투자자들의 신중한 자세를 권고하고 있다.

■그 놈의 고유가!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의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개장 전 전자거래에서 전날 종가에 대비 1.92달러(1.4%) 오른 배럴당 135.09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달 들어서만 19%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 영국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CE) 선물시장의 7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배럴당 135.15달러까지 올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동안 유가 변동에 침착하게 대응하던 우리증시지만 고유가가 지속되자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코스피지수는 3.04%의 내림세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의 급등세가 지속될 경우 미국 경제를 비롯한 세계 경제는 다시한번 크게 휘청거릴 공산이 크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져 소비가 위축돼 면 경제성장률 저하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 이에 지난달 미 FRB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공개를 통해 올해 미 경제성장률을 0.3%~1.2%로 하향 조정했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고유가가 지속된다면 기업의 비용이 증가하는 만큼 경기에 부담으로 작용 할 수 밖에 없다”라며 “고유가와 고물가, 기업실적 악화 등 다른 악재들이 함께 작용한다면 증시상황은 악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수 주체 상실
그동안 지수가 하향곡선을 그릴 때마다 기관은 대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가며 지수를 지탱했었다. 그러나 최근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유입이 둔화와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 증대로 이제는 매물을 출회하며 지수하락의 주요원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지수가 1900선에 가까워졌었던 지난 14일에서 19일까지 5일간, 주식형 펀드에서 무려 4773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수익률 회복을 기다리던 펀드투자자들이 지수가 1900선에 다가가자 펀드환매에 나섰기 때문. 이에 기관은 지난달 이후부터 프로그램 물량을 제외한 2조598억원을 순매도 하며 대응하고 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1800~1900대에 깊은 매물벽이 형성되어 있어 치열한 매매공방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당분간 강한 매수세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증시의 불확실성 또한 기관의 매도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의 금융위기에 중국지진까지 겹치자 기관투자자들의 통제능력에 과부하가 걸렸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현·선물 동반 매수로 지수상승을 견인했던 외국인 역시 글로벌 악재에 뚜렷한 매매행태를 보이지 않고 있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의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한 외국인은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는 매매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현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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