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피크아웃', 당국 개입 경계감에···환율, 하루새 8.2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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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6거래일 만에 1230원 밑으로 하락
1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현황판에는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1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현황판에는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8원 넘게 빠지면서 6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전날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성 발언과 함께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황이 정점을 찍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아울러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 의지를 내비치자 위안화 강세로 이어졌고, 원화 또한 강세 압력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1236.2원) 대비 8.2원 내린 1228.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6.7원 내린 1229.5원으로 개장해 오전중 낙폭을 일부 반납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하락 흐름으로 돌아선 환율은 장중 1224.7원까지 내리는 등 강한 하향 움직임이 나타났다. 오후 중으로는 1220원 후반대로 올라선 뒤 등락을 반복하며 지지선을 형성했다.

이날 환율이 올라선 데에는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성 발언과 더불어 글로벌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가능성, 국내 증시 반등, 위안화 강세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원·달러 환율은 간밤 역외거래(NDF)시장에서 6원 가까이 빠졌는데, 이는 전날 장 마감 이후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성 발언이 영향을 미쳤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환율이 1230원을 넘어 이제까지 지켜봐 온 수준보다 굉장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면서 "정부는 필요하다면 늘 시장 안정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시장 내 1230원대 달러 매수 포지션은 급히 매도로 전환됐으며, NDF시장 내 매도 압력은 더욱 확대됐다.

간밤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과 비교해 8.5% 상승했고, 4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는 100.3선을 기록하며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에서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전거래일 대비 -0.2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0.34%), 나스닥지수(-0.30%) 등 3대 주요 지수 모두 하락 마감했다.

그러나 이같은 '역대급' 물가 급등세에도 시장에선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하락 전환) 가능성에 주목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물가 상승을 이끌었던 주거비, 중고차 가격의 오름세가 둔화된 것은 물론, 최근 에너지류 가격의 급등세는 향후 전쟁 양상이 진정된다면 오름폭을 낮출 것이란 기대가 형성된 것이다.

소상공인에 대한 투자 확대 등 중국 당국이 경기 부양 의지를 내비치면서 위안화가 강세 전환한 점도 국내 환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원화와 위안화 간 커플링(동조화) 현상이 약해졌다고 하지만, 원화는 여전히 프록시(대리) 통화로 함께 강세 영향이 나타났다는 관측이다. 국내 증시가 반등했다는 점도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1.86% 오른 2716.49에, 코스닥은 1.48% 상승한 297.31로 거래를 마쳤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역외 시장에서도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꽤 들어왔고, 원·달러 환율이 점심께 4~5원 추가로 빠지는 등 장 초반, 후반 모두 강한 하락 압력이 나타났다"면서 "향후 금리 동결과 인상 간 전망이 팽팽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 결정에 따라 단기적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같은 날 진행되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결정에선 유럽 경기 둔화 가능성에 대해 ECB가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를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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