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남욱 대표 "부산·경남 산단 지붕 태양광 설치땐 원전 2기 규모 발전"
[인터뷰] 강남욱 대표 "부산·경남 산단 지붕 태양광 설치땐 원전 2기 규모 발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쓰지 못하는 유휴부지 임대해 태양광 설치···맥쿼리도 1000억 투자
강남욱 아이오니아에너지 대표 (사진=박시형 기자)
강남욱 아이오니아에너지 대표 (사진=박시형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강남욱 아이오니아에너지㈜ 대표는 "부산·경남 지역 18개 산단의 지붕에 태양광을 설치할 경우 발전량이 원전 2기 규모인 2.1GW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전국 단위에서 유휴부지를 활용한다면 전력수요의 상당 부분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11일 서울파이낸스와 만나 일부에서 제기되는 '전 국토의 태양광 패널화' 우려에 대해 이런 답변을 내놨다. 

그는 "관공서 등이 건물을 지을 때 일정 규모 이상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듯, 산업단지 내에 입주하는 기업들에 지붕형 태양광을 설치하도록 하는 의무를 부여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신재생에너지나 원자력발전만으로 전력 수요를 채울수 없다. 무조건 믹스 해야 한다"며 "태양광은 죽은 땅, 못 쓰는 땅을 활용해 발전하면 된다. 최대한 효율을 내는 쪽으로 필요한 곳에 필요한 전력 공급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2012년 아이오니아에너지를 설립한 뒤 부산에서 10년 째 지붕형 태양광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쓰지 못했던 공간인 공장 지붕을 임대해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전기를 생산한다. 지하철 선로가 새로 깔려 쓸모 없어진 폐선 부지에도 2.7MW규모의 태양광을 설치했다.

현재 부산·경남 지역에서 20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운영중이며, 50MW 발전소를 개발 중이다. 이중 30MW는 이달 초 착공에 들어갔다.

그는 "지붕을 빌려 20년간 운영하며 수익을 창출하고, 이후에는 기부체납을 하거나 철거하게 된다"며 "이 기간동안 공장 지붕에 대한 보수 관리와 함께 임대료도 지급한다"고 말했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강 대표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정부 사업이라는 인식 때문에 아직 꺼려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지금도 지붕을 빌려달라고 공장주들을 만나 설명 드린다"며 웃음지었다.

자금조달은 더 어렵다. 지붕이라는 공간에 대한 재산권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은행권 대출은 불가능에 가깝다. 20년간 벌어질 수 있는 각종 리스크에 대한 책임을 발전사에 요구하는데 대기업 수준의 신용도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공장이 부도를 맞았을 때 경매 낙찰자가 지붕형 태양광에 대한 계약을 파기하더라도 재산권을 주장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지붕형 태양광 사업을 '사업부자가 확보되지 않은 사업'으로 규정해 대출을 꺼리고 있다.

강 대표는 "해만 나오면 수익이 나오니까 운영하는데는 아무런 리스크가 없다"면서도 "딱 한 가지 고유 리스크 때문에 금융이 안되고, 후발 지붕형 태양광 디벨로퍼들이 안 나온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층별로 재산권이 인정돼 지붕 아래 소유권이 바뀌더라도 태양광에 대해서는 인정되도록 기준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지붕형 태양광 시장은 기업이 필요한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RE100' 캠페인으로 인해 더 확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RE100을 달성하는데는 기업이 직접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거나, 한국전력 등에서 신재생에너지 전기를 비싸게 사오는 방법, 재생에너지증명(REC)을 신재생에너지업체로부터 사들이는 방법이 있다.

이 중 태양광 REC를 사는 방법이 기업 입장에서는 제일 저렴하다. 현재는 가중치가 0.8 수준으로 가격 변동성이라는 리스크가 있지만 재생에너지 전기를 직접 생산하는 것보다 싸다.

게다가 정부 정책인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삼성, LG 등 대기업까지 REC·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태양광 붐을 타고 아이오니아에너지는 최근 글로벌 자산운용사 맥쿼리로부터 3년간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26살에 사업을 시작한 강 대표는 조금 빨리 은퇴해 사회에 봉사하고 싶다는 생각도 내비쳤다.

아이오니아에너지는 최근 경북 울진 등 산불 피해를 입은 지역에 피해복구 지원 성금 총 1억원을 전달하고, 직원들과 나무심기 봉사활동에도 참여했다.

그는 "예전에는 돈을 벌고 싶어 일을 했다면 지금은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서 일을 하고 있다"며 "직원들 복지와 IT·플랫폼 스타트업 육성, 기부·봉사활동 등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펼칠 수 있는 활동들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