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금'은 옛말···러-우크라 전쟁에 가상화폐 '휘청'
'디지털 금'은 옛말···러-우크라 전쟁에 가상화폐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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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3만8000달러 선, 일주일 새 5%가까이 하락
나스닥 지수와 '커플링'···"롤러코스터 장세 이어질 것"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거리는 가운데,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가상화폐(암호화폐) 역시 휘청거리고 있다.

'디지털 금'으로 불리던 비트코인의 경우 한때 3만4000달러 선까지 떨어지며 최근 한 달 새 가장 낮은 가격을 보인 후 소폭 반등했으나, 전문가들은 향후 시장에 대한 잿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정학적 긴장이 해소되지 않는 한 당분간 가격 회복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25일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후 1시30분 기준 비트코인은 최근 일주일 사이 4.67%가량 하락한 3만879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을 감행했다는 소식에 3만4000달러대까지 밀렸던 것에 비하면 반등에 성공했음에도 사상 최고치를 직었던 지난해 11월 6만9000달러에서 약 43.77% 하락한 상태다.

비트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은 최근 일주일간 9.72%, 솔라나와 도지코인은 6.18%, 12.85%가량 하락하며 대부분 알트코인도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두나무의 디지털자산 공포-탐욕 지수는 36.12로 '공포' 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6일까지만 해도 이 지수는 49.73로 '중립' 구간이었다. 이 지수는 숫자가 높을수록 가상자산에 대한 탐욕이, 반대의 경우엔 공포심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나무 측은 공포 단계에 대해 "지수가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면서 "가격 변동성이 높아지며 거래량이 많아지고 있다. 단기적인 저점이 형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가상화폐 시장이 출렁거리는 것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운이 고조되고 있어서다. 전날 3만4000달러 선까지 추락한 것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너 침공 여파에 따른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하이테크 제품 수출 통제 등 제재 방안을 공개한 이후 시장 불안감이 다소 완화되며 저가 매수세가 몰렸지만, 하락분을 전부 되돌리지 못하는 등 변동성은 여전히 크다는 평이다.

시장 안팎에선 이를 두고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가 디지털 금으로서의 입지가 줄어들고, 위험성을 나타낸 사례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 안전자산으로 가격이 치솟고 있는 금과는 대비되는 데다 가상화폐는 나스닥 지수와 동조화 현상이 커지는 추세여서다.

실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 등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커플링 현상을 보이는데,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한 이날도 저가 매수세가 확인돼 기술주 중심의 미 나스닥 지수를 중심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최근 두 지수간 상관관계는 0.43까지 올랐다. 지수가 1에 가까울수록 높은 상관관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의미다. 

현재 가상화폐 전망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이날 가격 반등이 중장기적 상승추세라는 분석이 나오는 반면, 최근 급락에 대한 기술적 반등일 뿐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이슈가 지속되는 한 반등폭이 제한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미국 주식·외환 거래 플랫폼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은 마지막으로 큰 폭락을 겪을 수 있다"며 "많은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최근 가격 폭락에 의지가 꺾였고, 롤러코스터 장세는 한동안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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