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GH 이미 공개···10년간 분양수익 1조2천억원 추정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건축비가 지난 10년간 45%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시민단체는 LH가 깜깜이 분양원가를 통해 1조2000억원의 막대한 이익을 취했다며, LH의 분양원가 공개를 촉구했다.
16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LH가 2011~2022년까지 경기도에서 분양한 62개 단지의 건축비를 조사한 결과, 2011년 3.3㎡당 511만원이던 건축비는 2021년 739만원으로 올랐다. 상승률은 45%에 달한다.
분양가는 해당 단지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될 때 기본형 건축비, 택지비, 건축비의 간접비가 더해져 산정된다. LH가 분양하는 단지들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됨에 따라, 본래 건축비의 경우도 기본형 건축비 산정돼야한다.
그러나 LH가 분양한 62개 단지 중 48개 단지의 건축비는 기본형 건축비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019년 성남 고등S3단지는 3.3㎡당 796만원으로 당시 기본형 건축비 645만원보다 152만원이나 비싸다. 이 외에도 고양지축B1, 의정부 고산 S3, 하남감일 B3 등도 100만원 이상 금액 차이가 났다.
또한 서울주택도시공사(SH) 단지와 건축비를 비교하자면, 2017년 SH에서 공급한 오금2는 3.3㎡당 542만원이었지만, 같은 해 LH에 분양한 고양항동A3는 687만원으로 3.3㎡당 100만원 이상 비쌌다.
경실련은 "LH는 건축원가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건축비가 원가 상승 때문이라는 판단이 어려운 상황이다"며 "다만 SH가 공개한 정보와 비교했을 때, LH의 건축비에 거품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한 LH가 10년간 62개 단지를 통해 얻은 분양수익은 약 1조1876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연도별로는 2021년에서는 분양가와 분양원가의 차액이 3174억으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차이는 택지비 책정기준이 조성원가 기준에서 감정가로 변경(2014~2015년)됐고, 집값 상승의 영향으로 건축비가 과다책정됐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경실련은 주장했다.
LH의 분양원가 공개를 촉구하고 있는 경실련은 현재 LH와 분양원가 공개와 관련해 소송을 진행 중이다. 해당 소송은 매번 LH 등 공기업에서 패소했지만, LH는 여전히 해당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지난해 항소했다.
아울러 경실련은 "현재 여야 대선 후보들은 기본주택, 원가주택 등을 공급하겠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LH의 분양원가 공개하지 않는 건 시대를 역행하는 흐름이다"며 "대선후보들은 LH 분양원가 공개 약속과 더불어 공공주택 정책 개혁방안을 공약으로 내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