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증하는 경기 둔화 우려···원·달러 환율 7.9원 '껑충'
점증하는 경기 둔화 우려···원·달러 환율 7.9원 '껑충'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달러 환율 1176.5원···3거래일 만에 1170원대 복귀
중국發 아시아리스크↑···원화, 프록시 통화 성격 대두
이달 FOMC 테이퍼링 본격화···"점도표 변화 주목해야"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지난 주말중 발표된 경제지표들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리스크오프(위험자산회피) 심리가 부각되면서 환율이 하루새 8원 가까이 뛰었다. 특히 원화의 경우 아시아장 리스크가 확대됨에 따라 프록시(대리) 통화로서의 역할이 부각돼 약세가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7.9원(0.68%) 올라선 달러당 1176.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환율이 1170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달 27일 이후 3거래일 만이다. 변동폭으로는 지난달 25일(1168.4원) 8.7원이 움직인 이후 가장 컸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4.9원 갭업한 1173.5원으로 개장해 오전 소폭 하향 곡선을 그렸으나, 이후 줄곧 오름세를 나타냈다. 특히 오후 1시30분쯤에는 1178원 후반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환율이 상승한 가장 큰 요인은 경기 둔화 우려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 9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3.6% 오르면서, 지난 6월 이후 넉 달째 높은 오름세를 이어갔다. 더욱이 오름폭은 지난 1991년 5월 이후 30여년 만에 가장 높았다. PCE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물가 흐름을 파악하는 데 있어 가장 선호하는 지표 중 하나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에서도 제조업 PMI가 49.2로 집계됐다. 이는 경기 확대·위축의 기준선인 50을 하회하는 결과이자, 시장에서 예상한 49.7도 밑돈 수치다. 지난 코로나19 충격이 가장 심했던 지난해 2월(35.7)이후 가장 낮았다.

주말중으로 물가 상승 우려 및 경기 둔화 우려를 확인하는 지표를 동시에 확인하면서 글로벌 달러 강세의 기울기도 더욱 가팔라진 것이다. 그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는 역외 아시아장에서 개장 당시 94.18 수준을 보였으나, 오후 1시께에는 94.26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달러 카운터 파티인 유로화는 현재 유로당 1.15달러 수준까지 내려왔다.

특히 원화는 다른 신흥국들과 비교해 약세가 더욱 두드러졌는데, 이는 위안화의 프록시 통화로서의 성격이 대두된 것이란 분석이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원화 약세의 원인은 중국에서 왔다고 볼 수 있다"면서 "중국의 리스크가 코로나19 재확산 및 2개월 연속 제조업 PMI가 기준치를 하회한 점 등이 아시아장 전체 리스크로 확대가 됐다. 이중에서도 원화는 프록시통화로서 이같은 시장의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반영했고, 이에 역외 달러 매수세가 매우 컸다"고 말했다.

다만, 오는 3일(현지시간)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통화정책회의 결과는 환시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도입은 이미 시장 내 컨센서스로 자리를 잡은 상황이며, 미국 외 다른 중앙은행들과의 통화정책 스탠스의 차이, 연준 주요 인사들의 발언 강도, 점도표의 변화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에서 여전히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행보를 내비친 가운데 미국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경기 둔화 우려 등에 대해 어떻게 언급을 할 것인지를 볼 필요가 있다"면서 "점도표의 변화, 연준의 발언 강도 등을 통해 유로지역과 미국의 통화정책 스탠스 차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며, FOMC 등 빅이벤트를 거치면서 불확실한 환시의 방향성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