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銀, 소매금융 출구전략은?
한국씨티銀, 소매금융 출구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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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 이사회서 철수 방안 논의
노조 "구조조정에 대규모 실업사태 불가피"
한국씨티은행이 소매금융 철수를 공식화한 가운데 씨티은행 노조가 본사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씨티은행 노조)
한국씨티은행이 소매금융 철수를 공식화한 가운데 씨티은행 노조가 본사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씨티은행 노조)

[서울파이낸스 우승민 기자] 씨티그룹이 한국에서 소매금융 부문을 철수한다고 공식 발표함에 따라 대규모 구조조정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소비자금융 철수는 저금리 장기화와 금융 규제로 인해 한국에선 수익 창출이 어려운 환경이라고 판단한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씨티은행의 작년 순이익은 1878억원으로 전년보다 32.8% 줄었다. 철수 예정인 개인 대상 소매금융의 비중은 한국씨티은행 수익 가운데 약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오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본사인 씨티그룹이 발표한 국내 소비자 금융 출구전략 추진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앞서 씨티그룹은 지난 15일 한국을 포함한 13개국에서 소비자 영업 활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기업금융 등 투자은행 부문만 남겨두고 철수하기로 한 것이다. 씨티은행이 철수하기로 한 소매금융 부문은 여·수신, 카드, 투자상품, WM 등이다.

이에 지난 15일 씨티은행의 글로벌 본사 씨티그룹은 한국을 포함한 13개 국가의 소비자금융 사업에서 출구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씨티은행 역시 지난주 후반부터 개별 이사들을 대상으로 씨티그룹의 발표 내용에 대해 설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씨티은행 노조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소비자금융에 대한 매각 또는 철수로 출구전략이 추진되면 대규모 실업사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뉴욕 본사의 졸속적이고 일방적인 발표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또 "씨티그룹의 소비자금융 구조조정은 2012년부터 본격 시작됐으며, 한국도 2011년 221개였던 영업점이 82% 폐점돼 현재는 39개밖에 남지 않았다"면서 "소비자금융 매각 또는 철수가 추진될 경우 대규모 실업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씨티은행 직원 3500명 가운데 소비자금융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은 영업점 소속 940여명을 포함해 모두 2500명에 이른다. 

과거 영국계 글로벌 금융사 HSBC은행의 사례를 보면 구조조정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HSBC은행은 '단계적 업무 폐지' 방식으로 소매시장을 철수한 바 있다. 당시 소매금융을 철수했을 때 해당 부문 직원의 90% 이상이 명예퇴직 형식으로 처리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소매금융 부문이 수익이 높은 곳이기 때문에 규모가 되는 곳에서 집중하겠다는 차원으로 볼 수 있다"며 "결국 운영을 줄이게 되면 구조조정은 없을 수가 없다. 회사의 판단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규모 구조조정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27일에 진행되는 이사회를 통해 구조조정 안건이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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