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신발 투자를?···MZ세대 겨냥 '소액투자' 눈길
은행에서 신발 투자를?···MZ세대 겨냥 '소액투자'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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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쏠 '소투' 플랫폼 (캡쳐=신한은행 애플리케이션 '쏠')
신한은행 쏠 '소투' 플랫폼 (캡쳐=신한은행 애플리케이션 '쏠')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은행 애플리케이션에서 소액으로 미술품, 한정판 스니커즈, 보석 등에 투자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빅테크 등 새로운 경쟁사의 등장과 비대면·디지털화 등으로 플랫폼 경쟁력 확보가 중요해지면서 은행들이 예·적금, 펀드 등 전통적인 금융자산 외의 재테크 수단을 확대하고 있다. 새롭게 떠오르는 재테크 수단의 키워드는 'MZ(밀레니얼·Z)세대'와 '소액'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쏠(SOL)' 라이프 플랫폼에서 진행하고 있는 공동구매 서비스가 출시 한 달여만에 모집금액 12억원(8일 기준)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1월 말부터 경매사 서울옥션블루의 공동구매 플랫폼 '소투(SOTWO)'를 '쏠'에 탑재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투는 고가의 한정판 스니커즈나 미술품 등을 공동구매해 소유권을 나눠 가진 후 해당 제품을 재판매해 수익을 내는 재테크 서비스다.

예컨대 30만원짜리 한정판 스니커즈 공동구매에 1만원씩 30명이 참여했다면 1만원어치의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소유권이 30명에게 발급된다. 이후 소투가 해당 상품을 40만원에 재판매해 10만원의 수익을 냈다면 그 수익을 공동구매한 투자자들에게 분할해 상환하게 된다.

현재까지 소투에서 재판매가 완료된 상품은 총 11개다. 이 중 2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3개다. 현재까지 기록된 수익률은 최저 4.32%, 최고 25%다.

최소 투자금액은 1000원이다. 특히, 이 서비스는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하고 스니커즈, 미술품 등 새로우면서도 일상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투자를 한다는 점에서 MZ세대로부터 호응을 받고 있다.

주의할 점도 있다. 해당 서비스는 예·적금, 펀드와 달리 만기가 없다. 재판매가 완료돼야 수익이 나는 만큼 공동구매에 참여한 후 수익이 상환될 때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지 알기 어렵다. 또 시세 변동에 따라 재판매된 가격이 공동구매할 때의 가격보다 낮을 수 있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재판매 과정에서 유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신한은행은 유찰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판매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엄선해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 금방 팔릴 수 있는 작품들만 엄선하고 있기 때문에 유찰에 대한 걱정은 없다"면서도 "혹시 모를 유찰 가능성에 대비해 현재 서울옥션블루와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도 하나멤버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고객이 보유한 하나머니를 금, 미술품, 아트토이 등에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이달 중 출시할 계획이다. 방식은 신한은행과 비슷하다.

이처럼 은행들이 전통적인 금융상품이 아닌 새로운 상품군으로 눈을 돌리는 까닭은 생존전략과 관련이 있다. 금융권 플랫폼 경쟁이 격화되면서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플랫폼 유입 고객을 늘려야 한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특히, 저금리 장기화 등으로 은행 예·적금에 대한 투자 매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고객을 유인할 대체 상품 발굴이 시급해졌다는 분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투자대상이 다양화되고 있고, 펀딩 투자나 관련 플랫폼들이 많아졌는데 그런 니즈를 가진 고객층을 은행도 어떻게든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특히 미래 먹거리 차원에서 다양한 투자에 관심이 많은 MZ세대들을 겨냥한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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