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임대에 골병 드는 LH···빚 다시 증가세, 2024년엔 180조 
공공임대에 골병 드는 LH···빚 다시 증가세, 2024년엔 18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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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변창흠표 공공자가주택도 입지 좋아 성공해야 감축 가능"
LH 사옥 전경. (사진=LH)
LH 사옥 전경. (사진=LH)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정부가 공공임대주택을 늘리는 정책으로 인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부채가 커지고 있다. 변창흠표 공급대책이라 불리는 '공공자가주택'이 시행되면, 민간이 가져갈 시세차익의 반을 LH가 가져간다. 이에 이론상 LH 부채는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의 호응을 얻기 힘들어 부채가 감소할 지는 미지수다.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LH의 올해 반기 부채액은 131조8500억원이다. 2013년 142조원이었던 부채액을 매년 2~3조원씩 줄여나가면서, 지난해엔 126억6800만원까지 줄었지만 올해 다시 증가했다.    

부채 증가는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확대 기조가 작용했다. LH의 2020~2024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보고서를 살펴보면, 정부의 주거복지로드맵에 따라 매년 3만3000호의 수준의 전세임대물량을 공급해 2024년까지 180조원까지 부채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공을 위한 사업인 임대사업은 수익창출을 위한 게 아니다. LH의 임대주택 운영 손실액은 계속 늘고 있다. 2007년 1960억원이었던 것이 2015년부터 1조원을 넘어섰고, 2019년엔 1조7873억원을 기록했다. LH는 연 평균 15만6000호씩 임대주택을 공급했고, 주거복지로드맵 1.0보다 2.0에서는 64만호가 늘면서 2025년까지 168만호를 공급할 할 예정이다. 분양과 달리 임대주택은 이를 운영해야 하며, 회수 기간도 5~50년으로 장기간이다. 노후화 되면 수선비도 증가한다. 이에 현재 임대주택 1호당 발생부채는 7890만원이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당시 LH 사장)는 지난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세대책으로 늘어나는 LH의 부채가 어느 정도 되느냐"고 질의하자 "부채에 주택도시기금이나 보증금 등도 다 잡히는데, 이를 반영해서 대략 8조2000억~10조원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 후임으로 변창흠 후보자가 내정되면서, 주택 공급 정책의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변 후보자는 학자 시절부터 '토지임대부 주택'과 '환매조건부 주택' 제도 등을 '공공자가주택'이라 명명하고 이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땅의 소유권을 정부에 남겨두고 그 외 부동산을 거래하게 해 분양가를 낮추는 제도이며, 환매조건부 주택은 건물 처분권만 제한해 매각 시 LH 등의 공공에 되팔게끔 하는 제도를 말한다. 

현재 LH가 수익을 많이 얻는 사업은 토지사업, 즉 택지개발사업이다. 매출비중 중 토지가 70%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이루면서 2013년 이후 미매각 토지에 대한 대금회수로 이어져 부채도 감소하고 있다.  

변 후보자의 주장에 따라 정부가 공공자가주택를 시행한다면, 시세차익의 일부를 LH가 가져가기 때문에 부채 다소 경감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변 후보자의 정책을 이미 실패한 정책으로 본다. 2007년 경기 군포 부곡지구에서 환매조건부 주택 415가구를 분양했다. 당시 분양가는 일반 공공분양보다 2000만원가량 저렴했지만 환매조건부 주택의 청약 경쟁률은 0.1대 1이었다. 이후 추가 모집에도 92%가 미분양이라, 환매조건부 물량을 결국 일반분양으로 전환했다. 

토지임대부 방식의 주택으로는 서울 서초구 우면동 LH서초5단지와 강남구 자곡동 LH강남브리즈힐 분양했고, 분양가에서 땅값이 빠지면서 저렴한 가격에 공급해 흥행에 성공했다. 다만 집값 잡기라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지 못했다. 2011년 2억500만원에 분양된 LH서초5단지의 토지임대부 주택은 5년의 전매제한 기간이 지난 뒤 현재 시세가 분양가보다 10억원 넘게 오르면서 일반 분양과 큰 차이가 없게 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군포는 실패하고 서초는 성공한 이유는 입지"라며 "LH가 좋은 입지에 공공자가주택을 하면 수익을 얻겠지만, 만약 LH에게 좋은 입지가 남아 있다면 공공자가주택보다는 택지개발을 통해서 수익을 얻는 편이 훨씬 이익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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