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생산자물가 보합···재난지원금에 농림수산품 2.7%↑
5월 생산자물가 보합···재난지원금에 농림수산품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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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석달 연속 하락했던 생산자물가가 지난달 전월 대비 보합을 나타냈다. 5월 중순부터 지급된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소비 확대로 이어져 농산물, 축산물 및 수산물 물가가 큰 폭 상승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01.98(2015=100)로 전월 대비 보합을 나타냈다. 지난 2월(-0.3%)부터 석 달 연속 하락했다가 넉 달 만에 보합세로 돌아선 것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7% 하락하며 3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수준을 지수화한 것이다.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보합세를 나타낸 것은 정부가 코로나19로 얼어붙은 소비를 늘리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리면서 수요가 늘어 농림수산품 물가가 전월 대비 2.7% 상승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돼지고기(17.4%), 쇠고기(4.8%) 값이 오른데 따라 축산물 물가가 5.8% 뛰었다. 넙치(33.3%), 기타어류(9.6%) 등을 중심으로 수산물 물가도 3.0% 상승했다. 사과(42.8%), 배추(33.3%) 값 상승으로 농산물 물가는 0.6% 올랐다.

서비스 물가도 전월 대비 0.1% 올랐다. 개인투자자들이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에 대거 뛰어들면서 지난달 코스피가 2000선을 회복하자 금융 및 보험서비스가 0.9% 상승했고, 5월 초 황금연휴로 여행 수요가 몰리면서 음식점 및 숙박서비스도 0.2% 오른 영향이다.

반면 생산자물가지수 구성 요소 중 가중치가 절반 이상인 공산품 물가는 한 달 전보다 0.2% 하락했다. 5월 두바이유가가 전월 대비 49.4% 상승했으나 지난 3개월간 지속된 하락세가 시차를 두고 반영된 탓이다. 강환구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품목별로 다르지만 1~2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영향을 받는 품목들이 있어 4월까지 유가 하락세의 영향을 받았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부진도 공산품 물가에 하방 압력을 줬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 영향을 받는 화학제품(-0.7%)이 9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고,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0.5%)는 3개월 연속 상승한 뒤 지난달 하락 전환했다. 화학제품 중 프로필렌(-10.0%), 염화비닐모노머(-18.4%)의 하락세가 특히 가팔랐다.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중에선 TV용LCD(-4.8%), OLED(-1.5%) 가격이 크게 내렸다.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인 생산자물가지수가 보합을 나타내면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마이너스(-)를 벗어날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04.71로 지난해 5월보다 0.3% 감소했다. 지난해 9월(-0.4%)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 물가 상승률을 기록한 데 이어 8개월 만에 두 번째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5~6월 유가 상승세가 본격화하고 있어 그 영향이 생산자물가에 기조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본다"며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하락은 국제 유가 하락과 고교 무상교육 확대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이 요인들이 이달 제거되면 생산자물가 보합세에 따라 소비자물가도 마이너스세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달 국내에 출하되는 상품과 서비스뿐 아니라 수입 상품과 서비스 가격까지 반영한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2%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5.1% 급락했다. 국내 출하외에 수출을 포함하는 총산출을 기준으로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한 총산출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1%, 전년 동월 대비 3.2% 각각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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