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회사채 시장 자금 '블랙홀'···잇단 흥행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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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수요예측서 5배 웃돈 '사자' 주문···발행액 2배 증액
예상 밑돈 금리 전망···조달 자금, 5G 투자·차입금 상환 '실탄'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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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해 회사채 시장에서 통신사들이 잇달아 자금을 흡수하며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SK텔레콤이 모집 금액을 대폭 웃도는 투자 수요를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저금리 기조 속 발행금리도 예상 대비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지난 14일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조1300억원 규모의 매수 주문이 몰렸다.  

900억원어치를 모집한 3년물에 5400억원이 들어왔고, 500억원 발행을 계획한 5년물엔 3000억원이 집중됐다. 300억원씩 예정이던 10년물과 20년물에는 1700억원, 12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SK텔레콤은 투자수요가 몰려들자 회사채 발행금액을 두 배 증액한 4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앞서 올 3월과 7월에도 8000억원가량을 회사채로 조달한 바 있다. 특히 7월에는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500억원 규모로 30년물 발행에 성공했다. 그간 일반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30년물 이상 회사채는 공기업 등 정도에서만 이뤄져 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로써 올해 SK텔레콤이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만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와 동일한 규모다. '초우량 신용도 기업'임을 앞세워 투자자들의 자금을 대거 빨아들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국내 일반 기업과 견줘 최우등 신용등급(AAA)과 사업성, 안정적 재무구조를 지닌 점이 투자 대규모 수요에 주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량 기업에 대한 선호 추세도 흥행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금리도 당초 희망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1일 6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KT의 금리는 1.55%(3년물)~1.67%(20년물) 수준이다. SK텔레콤은 이보다 더 낮은 수준에서 정해질 전망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하는 가운데, 앞으로도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시장 참여자의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며 "이 같은 움직임이 기관들의 수급에 영향을 미치면서 채권 발행금리도 예상보다 낮게 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조달 비용을 절감한 만큼 향후 5G 이동통신 관련 설비 투자와 이를 기반으로 한 신규 사업 확장 여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조달 자금은 기존에 만기 도래를 앞둔 차입금을 상환하는 데 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총 1조49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한 LG유플러스의 추가 발행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인다. 2016년 1200억원, 2017년 3000억원에 이어 지난해 9500억원 규모로 발행을 늘려온 LG유플러스는 올 1월과 7월 각각 5000억원, 99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했다.

회사는 만기 도래 회사채 상환과 시설 투자 등에 필요한 자금이 지속적으로 요구되는 상황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올해 들어 회사채 발행을 대폭 늘리긴 했지만, 추후 발행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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