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희망퇴직·사업매각' 구조조정 칼바람
건설업계, '희망퇴직·사업매각' 구조조정 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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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장은 물론 사원급까지 감원…보유부동산·지분매각도 불사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최근 건설업계에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 칼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저유가로 인한 해외 수주 악화 등 건설경기 악재가 실적악화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최근 사원~부장급을 포함해 2013년 3월 이전 입사자를 대상으로 3월 초까지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제일모직과 합병한 뒤 연말께 전 사업부문에서 1000명 이상을 내보내는 구조조정을 했다.

부장급은 1년 연봉에 위로금과 자녀 교육비로 1억원 정도를 추가 지급하고, 사원급에는 본인 연봉에 7000만원 정도를 더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희망퇴직으로 건설부문 직원 7000여명 중 3분의 1가량이 퇴직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건설도 올해 단계적으로 인력을 감축하며 구조조정은 각 사업 부서별로 실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SK건설은 "대규모 인력을 감축한다는 사실은 전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문제는 올해에도 시장 상황은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최근 산유국들이 생산량을 동결시키는데 합의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저유가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플랜트 등 해외수주 물량은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실적악화로 인해 건설사들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돈맥경화'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건설사들이 상환해야 할 회사채는 4조원 이상이지만 차환 발행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도 보유 부동산이나 지분 매각 등으로 자금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는 재무건정성 악화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때문에 건설사들은 사업부 매각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렉스콘 사업부 매각에 이어 올해 배열회수보일러(HRSG) 사업 부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HRSG 사업부문은 두산건설에 남아 있는 유일한 알짜 자산이다.

HRSG는 가스복합화력발전소의 가스터빈에서 연소 후 배출되는 고온고압의 배기가스 에너지를 재활용해 스팀터빈을 구동하는 발전설비를 말한다. 가스복합화력 발전소의 핵심 기자재로 꼽힌다.

SK건설은 U-사업부를 물적분할해 SK TNS를 설립하고 지분 50%를 재무적투자자(FI) 이음PE에 매각했다. 매각대금은 1600억원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경우 삼성그룹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백기사 역할을 한 KCC에 삼성물산의 주택사업부문을 매각하고 KCC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을 받을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지난해부터 나오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저유가로 수주 위축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국내 주택시장 전망도 밝지 않아 올해도 사업부 매각, 희망퇴직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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