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격동…'인하' 압박 속 기준금리 향방은?
금융시장 격동…'인하' 압박 속 기준금리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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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개최
동결 유력하지만…소수의견에 '촉각'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연휴 새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격화된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고심도 깊어지는 형국이다. 시장에서는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유력시하면서도 주요국 통화완화 정책에 따른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는 오는 16일 정례회의를 열고 향후 한달 간 운용할 기준금리 수준을 결정한다. 금통위는 지난해 3월과 6월 기준금리를 0.5%p씩 인하해 사상 최저치인 연 1.50%로 조정한 이후 올 1월까지 7달 연속 동결 결정을 내려왔다.

한은의 최근 정책 기조와 금융시장 불안, 주식·채권 시장에서의 외국인 자금이탈 우려 등을 고려할 때 이달에도 기준금리의 조정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금융시장 전문가들도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한은이 지난달까지 추가 금리 인하에 소극적인 입장을 내비쳐왔고, 최근까지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만큼 금리 조정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근거에서다.

이주열 한은 총재 역시 지난달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성장률 전망이 낮아진다고 금리를 함께 조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거시경제와 금융리스크를 고려해 전반적인 영향을 파악한 뒤 금리 정책을 운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설 연휴 마지막날인 지난 10일에는 주요국 금융시장 흐름에 대해 "당분간 안정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시장 불안에 경계감을 나타냈다. 실제로 6일 만에 개장한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저점 대비 15원 가량 급등하며 변동성을 키웠다. 코스피 급락에 따른 외국인 주식 매도세와 최근 강화된 외국인의 채권 역송금 수요 등이 유입된 탓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대외 부문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외국인 투자 자금의 급격한 이탈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할 경우 오히려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은 7인의 금통위원의 만장일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새해 들어 경기 회복세가 둔화되고 있고, 일본과 유로존의 추가 완화 정책 방침에 이어 미국까지 금리 인상 지연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한은의 금리 인하 기대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유럽중앙은행(ECB)은 최근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완화 정책을 시사한데 이어 일본은행(BOJ)이 오는 16일부터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면서 인하 기대에 불이 붙었다.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10일(현지시간) 미 금리 인상 유보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대내적으로는 1월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18.5% 급감했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0.8% 증가에 그쳤다.

이에 향후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한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산분석팀장은 "글로벌 실물 경제의 부진과 통화 완화 정책 흐름에 한은이 3월 정도에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정부의 소비진작책 효과와 경기 흐름을 지켜볼 여지가 남아있다"며 "1분기 내내 경기 지표가 악화되는 추세가 이어지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될 경우에는 추가 금리 인하를 모색할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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